주변 지역에 예술인마을·기자촌역·청소년 문화광장 등 문화공간 조성
608억 투입, 연면적 1만4천000㎡ 건축…2022년 말 개관
(서울=연합뉴스) 이웅 기자 = 한국문학 진흥의 핵심 거점이 될 국립한국문학관 건립이 본격화한다.
선정에 난항을 겪은 부지는 북한산 자락 옛 기자촌(진관동) 터로 결정됐다. 정부와 은평구는 국립한국문학관 인근에 예술인마을을 조성하는 등 일대를 문학과 문화예술, 자연이 어우러진 문화공간으로 개발한다는 구상이다.
문화체육관광부는 8일 서울 광화문 근처 한 식당에서 기자간담회를 열어 국립한국문학관 건립부지로 서울 은평구 기자촌 근린공원을 선정했다고 밝혔다.
문체부 산하 국립한국문학관 설립추진위원회는 지방자치단체에서 공모한 24개 부지와 국유지 2곳 등 모두 26곳을 심사한 뒤 문화역서울284, 파주시 출판단지 부지, 은평구 기자촌 근린공원 부지, 파주시 헤이리 부지 등 4곳으로 후보지를 좁혔다. 이들 4개 부지를 직접 방문해 제반 여건을 확인하고 심도 깊은 토의와 심사를 거쳐 은평구 기자촌 근린공원을 최종 낙점했다.
심사는 앞서 문학진흥정책위원회가 제시한 대표성, 상징성, 확장성, 접근성, 국제교류가능성에 통일문학사를 준비하기 위한 '상생·평화지향성'을 더한 6개 요소를 기준으로 삼았다.
설립추진위는 "은평구는 특히 다수의 문학인과 국민이 접근하기 좋은 위치라는 접근성과 주변에 다양한 문학과 문화예술 시설이 입지해 집적 효과를 발휘할 수 있다는 것이 장점으로 평가됐다"고 설명했다.
은평구는 언론인들의 보금자리인 기자촌을 중심으로 현대사의 주요 문학인과 언론인들이 거주했던 지역으로, 은평한옥마을, 진관사, 사비나미술관, 한국고전번역원, 서울기록원 등이 자리 잡고 있다. 2021년 통일박물관과 고(故) 이호철 작가를 기념하는 문학관이 설립될 예정이다.
은평구청은 국립한국문학관 개관과 연계해 문학관 부지 아래 예술인마을을 조성할 계획이다.
2025년에는 문학관 진입로 사거리에 전철 신분당선을 연장해 기자촌역을 설치하고, 지하 공간을 청소년을 위한 문화 광장으로 조성하는 등 일대를 문화공간으로 개발할 방침이다.
국립한국문학관은 전시·교육·체험기능을 수행하는 라키비움 형태의 복합문화공간으로 조성된다. 라키비움(Larchiveum)은 도서관(library), 기록관(archive), 박물관(museum) 기능을 겸비한 시설이다.
고대부터 근현대까지 국내·외에서 한국의 정체성을 이루는 문학 자료를 총망라해 수집·보존하고, 오프라인 전시 외에도 디지털·온라인·모바일 문학관의 기능을 구현함으로써 미래세대를 위한 문학관을 지향한다.
이를 위해 수장고 및 보존·복원시설, 전시시설, 교육 및 연구시설, 열람시설, 공연장, 편의시설 등을 갖춘 연면적 1만4천000㎡ 내외의 시설로 짓는다.
2020년 9월까지 건립기본계획과 설계를 마무리하고 공사에 들어가 2022년 말 개관을 목표로 한다.
시설 건립에 518억원, 자료 구축에 90억원 등 총 608억원 예산이 투입된다.
국립한국문학관 건립은 20년이 넘은 문학계 숙원사업으로 도종환 문체부 장관이 국회의원 시절 대표 발의해 2016년 2월 제정된 문학진흥법에 따라 설립 근거가 마련됐다.
문체부는 2016년 초 문학관 부지 공모에 나섰으나 지방자치단체 간 유치 경쟁이 과열되면서 공모 절차를 중단했다. 그러다 문인들이 주축이 돼 발족한 문학진흥정책위원회 심의를 거쳐 지난해 말 용산 국립중앙박물관 인근 부지를 최적 후보지로 정하고 건립 계획을 구체화하기도 했다. 하지만 건축허가권을 지닌 서울시가 해당 부지는 용산국가공원 일부로 공원 관련 논의가 우선돼야 한다며 반대하면서 무산됐다.
이에 따라 올 5월 소설가협회, 한국문인협회, 한국시인협회, 한국작가회의, 국제펜클럽한국본부의 문학 관련 5단체 수장이 참여하는 국립한국문학관 설립추진위원회를 구성해 문학관 부지 문제를 재검토해왔다.
abullapi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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