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남도청서 아산축구단→도민구단 전환 토론회…전문가들, 재정적자 이유로 부정적
(홍성=연합뉴스) 박주영 기자 = 경찰청의 선수모집 중단으로 해체 위기에 놓인 아산 무궁화축구단을 도민구단으로 전환하는 방안을 논의하기 위한 토론회가 8일 충남도 주관으로 도청 중회의실에서 열렸다.
이날 토론회는 아산 무궁화축구단의 회생 방안으로 아산시가 건의한 도민구단 창단을 논의하기 위해 마련됐다.
토론회에 참석한 전문가들은 재정 적자와 도민 구단의 정체성 모호 등을 이유로 도민구단 창단에 부정적인 의견을 냈다.
김범준 백석대 교수는 "도민구단의 정체성이 모호해 충성도 높은 관객을 끌어들이기 쉽지 않다"며 "프로 스포츠는 흑자를 내야 하는데 도민구단은 산업적인 측면에서 운영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지적했다.
김 교수는 이어 "현재 천안시가 실업팀을 운영하는데, 내셔널리그가 없어지면 어차피 2020년께에는 K리그에 진출해야 한다"며 "천안종합운동장의 연간 유지보수비가 10억원이나 되지만 경기가 거의 열리지 않고 있는데, 차라리 천안시청 축구단을 프로축구단으로 전환하면 산업적인 측면에서 도움이 될 것"이라고 제안했다.
전용배 단국대 교수도 "프로 스포츠팀을 (지방자치단체인) 도에서 운영하는 사례가 없다"며 "K리그2의 평균 관중이 1천500명인데 수십 억원의 적자를 감당할 수 있겠느냐"고 반문했다.
전 교수는 이어 "도민구단을 창단하면 지방자치단체장이야 본인 돈 들어가는 게 아니니까 좋겠지만, 도민구단은 운영하면 운영할수록 적자가 커져 도민 부담이 늘어날 것"이라며 "천안 제2NFC 센터 유치에 성공한다는 전제 아래 천안시 축구단을 운영하는 것이 나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진형 한국프로축구연맹 부장도 "도비 부담뿐 아니라 도민 구단의 정체성이 모호하다는 것이 창단에 큰 부담으로 작용할 수밖에 없다"며 "가급적 시민구단으로 운영하는 것이 지역민에게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덕기 중도일보 기자도 "대전시티즌의 경우 창단 당시 포부는 컸지만 시민의 관심이 따라가지 못해 포기하지도 못하고 끌고 가지도 못하는 지경에 이르렀다"며 "공공성이 중요하다면 아마추어 스포츠에 투자해야 한다. 왜 지자체가 없는 돈을 들여 프로 스포츠에 돈을 쏟아부어야 하느냐"고 역설했다.
이에 대해 이창규 아산시 부시장은 "아산시의 재정 규모나 인구를 고려할 때 프로축구단 운영은 어렵다"며 "축구단을 해체하기도 어려운 상황인 만큼 도민구단으로 창단해 운영했으면 한다"고 제안했다.
충남도는 2010년 민선 5기 공약으로 도민구단 창단을 검토했으나, 창단비 150억원, 연간 운영비 100억원 등으로 매년 30억원의 적자가 예상되는 데다 연고 기업이 적고 기업 협찬도 어려워 포기를 선언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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