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간] 유령·유빙의 숲

입력 2018-11-08 16:11  

[신간] 유령·유빙의 숲
바르도의 링컨·멀리 갈 수 있는 배·사라진 후작


(서울=연합뉴스) 임미나 기자 = ▲ 유령 = 정용준 소설.
월간 '현대문학'이 지면에 발표한 경장편 소설을 단행본으로 발간하는 '현대문학 핀 시리즈' 신작이다.
정용준 작가가 올해 1월호에 발표한 소설을 퇴고해 내놓았다. 익명의 존재로 살아갈 수밖에 없던 한 남자의 비극적 일생과 그 이면에 숨은 인생사를 통해 악과 악인, 인간 존재에 관해 묻는다.
수감번호 474로 불리는 신해준은 정부 고위급 인사들과 현직 국회의원 열두 명이 사망한 사건의 범인으로 지목됐다. 그는 주민등록번호조차 없어 신분을 확인할 수 없는 인물이며, 범행 동기도 오리무중이다.
그러나 담당 교도관 윤의 진심 어린 배려에 마음의 문을 조금씩 열고, 뒤늦게 나타난 누나(이자 엄마) 신해경의 등장으로 삶의 의지를 불태운다. 그러나 교도소 소장을 크게 해하는 사건이 발생한 이후 사형수로서 마지막을 기다리는 신세가 된다.
194쪽. 1만1천200원.


▲ 유빙의 숲 = 이은선 소설집.
작가가 2010년 서울신문 신춘문예로 등단해 첫 소설집 '발치카 No. 9'을 발표한 이후 4년 만에 펴내는 두 번째 소설집이다. 세월호 참사를 목도한 이후 4년 동안 써낸 단편소설 8편을 모았다.
개인의 힘으로 막아낼 수 없는 재난이나 사고, 질병의 유전 등을 겪은 다양한 인물의 고통을 극한까지 몰아붙인다. 표제작 '유빙의 숲'은 세월호 사고로 조카를 잃은 조형사와 어미를 잃고 바다를 홀로 떠도는 상어, 할아버지로부터 신체 일부가 문드러지는 병을 대물림받은 유진 이야기가 정교하고 환상적으로 뒤섞인다.
작가는 참혹한 현실에 처한 인물들이 그 현실을 뛰어넘어 살아갈 동력을 추동하게 만들고, 끝내는 그들이 지나온 시간이 헛되지 않았음을 기억하게 한다.
문학동네. 296쪽. 1만3천원.


▲ 바르도의 링컨 = 미국 작가 조지 손더스 장편소설.
링컨 대통령이 아들 윌리가 장티푸스에 걸려 열한 살 나이로 세상을 떠나자 비탄에 잠겨 몇 차례나 납골묘에 들어가 아이 시신을 꺼내 안고 오열했다는 실화를 모티프로 한 소설이다.
오랜 시간 단편소설만 쓴 작가가 선보인 첫 장편으로, 지난해 영국 맨부커상을 받았다.
'바르도'는 이승과 저승 사이, 세계의 사이를 뜻하는 티베트 불교 용어로, 죽은 이들이 이승을 떠나 저승으로 가기 전 머물러 있는 시공간을 가리킨다. 이 소설은 어린 나이에 세상을 떠난 윌리 링컨을 중심으로, 아직 바르도에 머물러 있는 영혼들이 대화를 나누며 서사를 이끌어가는 독특한 형식으로 구성됐다.
바르도에 온 윌리는 시간이 지나면서 점점 궁지에 몰려 고통스러운 상황에 놓이게 되고, 이를 안타까워한 인물들이 어떻게 해서든 윌리를 빨리 저승으로 보내려 한다.
정영목 옮김. 문학동네. 500쪽. 1만5천800원.


▲ 멀리 갈 수 있는 배 = 일본 작가 무라타 사야카 장편소설.
'편의점 인간'으로 유명한 작가가 성 정체성과 섹슈얼리티 문제를 파고든 소설이다.
자신의 성 정체성을 혼란스러워하며 남장을 하는 '리호'와 여성성에 집착하는 '츠바키', 자신을 별의 한 조각이라 여기는 우주적 세계관의 소유자 '치카코'라는 세 여자 이야기를 그린다.
작가는 '주인공이 이성애자인지 동성애자인지 몰라서 흔들리고 있지만, 사실은 그 어느 쪽 중 하나였습니다' 식의 이야기가 아닌, 흔들리는 상태 그 자체에 관한 이야기 즉, 성애의 모호함을 그려보고 싶었다고 한다.
김윤희 옮김. 살림. 256쪽. 1만3천원.


▲ 사라진 후작 = 미국 작가 낸시 스프링어의 탐정소설.
작가는 탐정소설 대명사 격인 '셜록 홈스' 시리즈에서 모티프를 가져와 홈스의 여동생 '에놀라 홈스'를 창조해내 새로운 탐정소설 시리즈를 썼다. '사라진 후작'은 국내 번역 출간되는 이 탐정소설 시리즈 첫 번째 책이다.
에놀라는 사회제도에 억압된 여성상에 반기를 들고, 어느 날 갑자기 사라진 엄마를 찾아 좌충우돌 모험 길에 나선다. 그러나 런던에 도착하자마자 젊은 후작의 납치 사건에 연루되고, 타고난 두뇌와 직감, 본능, 어디로 튈지 모르는 재기발랄한 발상으로 사건을 해결해 나간다. 그렇게 에놀라는 소녀 탐정으로서 용기 있는 첫발을 내디뎠으나, 동시에 잔인한 악당들을 피해 달아나는 신세로 전락하고 만다. 게다가 오빠들의 날카로운 시선에서 벗어나기 위해 애쓰며 엄마의 행방을 찾을 단서인 암호를 풀어야 한다.
김진희 옮김. 북레시피. 260쪽. 1만3천원.
mina@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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