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지 운동' 단체 구성…청와대 청원글도 올라와
(수원=연합뉴스) 류수현 기자 = 경기도교육청이 '교원 승진가산점 개선정책'을 추진하며 일부 업무에 붙는 가산점을 폐지하려 하자 교원들이 강하게 반발하고 나섰다.
이들은 기피 업무를 도맡은 교사들이 피해를 볼 것이라고 주장하며 승진가산점 폐지안을 철회하라고 요구한다.
8일 교육계에 따르면 경기도교육청은 도내 초·중등 교원을 대상으로 지난달 12∼19일 '초·중등 승진(선택) 가산점 개선을 위한 온라인 설문조사'를 진행했다.
특정 업무에 부여된 승진가산점 탓에 '학생중심 교육과정'을 운영하기 어려우므로 이를 개선해달라는 목소리가 학교 현장으로부터 끊임없이 제기됐기 때문이다.
설문에는 '특정 업무에 대한 승진가산점을 어떻게 하면 좋을지', '적당한 폐지시기는 언제인지', '폐지하면 그 대안은 무엇인지' 등이 담겼다.
교육청은 지난 5일 25개 시군 초·중등 교장단협의회장 등을 대상으로 협의회를 열어 초등돌봄과 초등교과특성화, 초등자율체육, 고교교육과정 클러스터 등 업무에 대한 가산점을 내년부터 폐지하겠고 안내한 것으로 알려졌다.
초등발명과 다문화특별학급 등에 붙는 가산점은 2020년부터 폐지된다.
하지만 교원들은 "교육청이 졸속으로 승진가산점 폐지를 추진하면서 학교 현장의 혼란을 초래하고 있다"며 비판한다.
한 초등학교 교장은 "그동안 농어촌 지역에서 교육청의 추진 사업을 성실하게 진행하며 승진을 준비하던 교원들은 허탈감을 느끼고 있다"며 "교육청은 현장의 여론을 충분히 수렴하지 않았을뿐더러, 설문도 여론몰이 식으로 진행했다"고 주장했다.
도내 교원 100여명은 이날 '경기 초등교원 승진가산점 철폐 저지운동위원회'를 꾸린 것으로 알려졌다.
위원회 측은 교육청이 승진가산점 폐지 계획을 철회하지 않으면 교육감 퇴진 운동을 진행하는 한편 앞으로 교육청 정책 사업에 협조하지 않겠다고 경고했다.
지난 7일에는 청와대 청원 게시판에 교육청의 승진가산점 폐지안을 비판하는 글이 게시되기도 했다.
청원 당사자는 "해당 인사 제도(승진가산점 폐지)가 시행되면 많은 선의의 피해자들이 나올 것"이라며 "교사들은 10년 이상의 긴 시간을 예측 가능한 승진가산점을 얻기 위해 힘든 업무를 맡아 묵묵히 일해왔다"고 말했다.
현재 이 청원글에는 약 4천명이 동의했다.
경기도교원단체총연합회(경기교총)도 승진가산점 폐지안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를 낸다.
이들은 교육청이 충분한 유예기간을 보장하지 않은 채 폐지안을 밀어붙이고 있고, 승진 이해당사자로부터 직접적인 의견 수렴도 하지 않았다고 꼬집었다.
경기교총 관계자는 "핵심은 가산점 폐지가 아니라 (점수가 붙는) 해당 업무를 폐지하는 데 있다"며 "가산점만 없어지고 업무는 그대로 존치된다면 학교 현장의 업무부담은 커질 것이며, 일을 맡지 않으려는 교원들 간에도 갈등이 발생할 것이다"고 주장했다.
경기도교육청 관계자는 "지금은 현장의 의견을 수렴하는 단계일 뿐 가산점 폐지 시기가 정해진 건 아니다"며 "(가산점 폐지는) 교원들의 이해가 걸린 문제기 때문에 당장 추진할 수 없는 문제다. 행정 예고 등을 통해 반드시 유예기간을 둘 것"이라고 설명했다.
교육청은 오는 9일 수원시 남부청사에서 교원과 교육전문직원 등을 대상으로 '승진가산점 개선 정책설명 및 의견 수렴을 위한 협의회'를 개최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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