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 타선 홈런 지원으로 타 팀 투수보다 피홈런 부담 적어
(서울=연합뉴스) 장현구 기자 = '홈런의 팀' SK 와이번스는 대망의 프로야구 한국시리즈에서도 홈런으로 흥한다.
7일 인천 SK행복드림구장에서 열린 두산 베어스와의 한국시리즈 3차전에서 제이미 로맥의 2방, 이재원의 1방 등 3방을 몰아쳐 두산을 7-2로 제압하고 시리즈 전적 2승 1패로 앞서갔다.
1차전 서울 잠실구장에서 터뜨린 2방을 합쳐 한국시리즈 3경기에서 SK 타자들은 홈런 5방을 쏘아 올렸다.
준플레이오프 5경기에서 친 13방을 합치면 SK는 단일 포스트시즌에서만 18개를 날려 2001년 두산이 12경기에서 작성한 이 부문 최다 기록(17개)을 가볍게 넘어섰다.
올해 정규리그에서 팀 홈런 233개를 터뜨린 SK 타선은 홈이자 '홈런공장장', '인천 탁구장'으로도 유명한 인천 SK행복드림구장에서 대포 125발을 쐈다.
SK 투수들은 홈에서 111방을 허용했다. 수치로만 보면, SK는 홈런으론 남는 장사를 했다.
야구인들은 인천 SK행복드림구장에서 공이 뜨면 '위험하다', '구장이 왜 이리 짧아 보이나'란 생각을 공히 한다.
SK 투수들에게 직접 공을 건네는 손혁 투수 코치의 마음도 그렇다.
8일 한국시리즈 4차전 우천 취소 전에 만난 손 코치는 "박빙의 상황에 등판하는 우리 불펜 투수들에게 '동점만 주자'고 강조한다"고 했다.
1점을 앞선 상황에서 9회 동점을 허용하더라도 우리 타자들이 9회 말에 홈런을 터뜨려 이길 수 있다는 기대감이 커서라고 손 코치는 덧붙였다.
실제 8명이나 올해 두 자릿수 홈런을 친 SK 타선은 지뢰밭이다. 막강한 화력이 투수들에게 대량 실점만 피하면 이길 수 있다는 자신감을 안긴 셈이다.
손 코치는 역시 '목동 탁구장'으로 불린 서울 목동구장에서 넥센 히어로즈 투수 코치를 지낸 경험도 풀어놨다.
그는 "가령 목동이나 인천SK행복드림구장에서 볼넷 4개를 준 우리 투수는 잠실구장 등 다른 구장을 가도 볼넷 4개를 준다"며 "하지만 기록을 보니 잠실구장에서 볼넷 2개를 준 다른 팀 투수는 홈런을 피하기 위해 목동이나 인천에선 볼넷을 더 주는 경향이 있다"고 설명했다.
투수가 홈런에 부담을 느끼기엔 매한가지지만 이미 '내성'을 키운 SK 투수들의 부담이 다른 팀 투수들보다 덜하다는 설명이다.
막강 화력이 방패를 떠받치는 효과는 포스트시즌에서도 그대로 이어진다.
SK 타자들은 가을 잔치 대포 18방 중 13방을 안방에서 쳤다.
SK 투수들은 헌납한 홈런 6방 중 4개를 홈에서 내줬지만, 그때마다 터진 극적인 끝내기 홈런으로 모두 이겼다.
cany9900@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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