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로스 대학' 결국 쫓겨나나…헝가리 정부 "타협 없다"

입력 2018-11-08 21:32  

'소로스 대학' 결국 쫓겨나나…헝가리 정부 "타협 없다"
오스트리아 이전 카드 꺼낸 학교 측에 "법 지켜라" 압박


(제네바=연합뉴스) 이광철 특파원 = 헝가리 정부가 미국인 부호 조지 소로스의 지원을 받는 중앙유럽대학(CEU)에 법을 지키라고 거듭 압박하고 나섰다.
부다페스트에 있는 CEU는 빅토르 오르반 헝가리 총리의 정적인 소로스가 1991년 설립했다. 헝가리에서는 최고 수준의 대학으로 손꼽히는 교육기관으로, 동유럽에서 유일하게 미국식 경영 대학원 과정을 운영하고 있다.
헝가리는 지난해 4월 고등교육법을 개정하면서 본국에 캠퍼스가 없는 외국 교육기관은 헝가리에서 학교를 운영할 수 없다는 규정을 만들었다.
시민단체를 지원해온 소로스의 영향력을 차단하고자 CEU가 미국에 캠퍼스가 없다는 점을 악용한 법 개정이라는 비판이 쏟아졌고 미국 국무부까지 차별적 조치를 중단하라는 성명을 냈다.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졸탄 코바치 헝가리 정부 대변인은 8일(현지시간) 일간 마쟈르 힐랍 인터뷰에서 CEU와는 어떤 타협도 없다며 "헝가리 법률은 소로스 대학을 포함해 모두에게 적용된다. 누구도 특권을 누릴 수 없다"고 말했다.
그는 또 "다른 외국 대학들이 개정된 법률을 준수할 수 있다면 CEU도 이 문제를 정치적 이슈로 만들지 말고 법을 따르라"면서 언젠가는 CEU가 규정을 준수했는지 점검할 것이라고 말했다.
헝가리 정부는 법을 개정한 뒤 유럽연합(EU)과 미국의 비판을 의식, 규정을 지키지 못한 대학의 폐교 조치는 보류했다.
한편 CEU는 내년 학기 석·박사 과정을 오스트리아 빈에서 운영하겠다며 '배수진'을 쳤다.
마이클 이그나티에프 CEU 총장은 지난달 25일 기자회견에서 "12월 1일까지 헝가리 정부로부터 학문의 자유를 약속한다는 보장을 받지 못하면 결국 빈으로 이전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소로스가 오르반 총리와 여당의 표적이 되면서 그의 지원을 받는 열린사회재단은 올해 5월 본부를 부다페스트에서 독일 베를린으로 옮겼다.
minor@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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