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박상현 기자 = ▲ 조선, 철학의 왕국 = 이경구 지음.
조선 사상사를 연구하는 이경구 한림대 HK교수가 조선 후기에 벌어진 철학 분쟁인 '호락논쟁'(湖洛論爭)을 쉽게 해설한 책.
호락논쟁은 인간 본성과 감정에 대한 시각차로 발생한 사단칠정(四端七情) 논쟁, 복상(服喪) 기간을 둘러싸고 서인과 남인이 벌인 예송(禮訟)과 함께 조선 3대 철학 논쟁이라고 할 만하나, 일반에는 잘 알려지지 않았다.
호락은 충청도 노론 학자인 호론(湖論)과 서울 노론 학자인 낙론(洛論)을 각각 지칭하는데, 송시열을 계승한 호론이 배타적인 원칙론자였다면 낙론은 다른 사상도 인정하려는 수정론자였다.
저자는 호락논쟁에서 논쟁거리가 크게 세 가지였다면서 "감각이 발동하기 전 마음 상태인 미발(未發)에서 마음의 본질에 대한 논쟁이 첫째로, 이는 인간과 마음의 정체에 대한 논쟁"이라고 설명한다.
인성(人性)과 물성(物性), 성인(聖人)과 범인(凡人)이 같은지 다른지도 각각 논쟁 주제였다. 두 주제는 '조선 사대부가 주변을 어떻게 인식해야 하느냐'라는 실존적 고민과 연결됐다.
이에 대해 저자는 "인성·물성 논쟁은 명나라 대신 들어선 청을 인정할 수 있는가, 성인·범인 논쟁은 서민·여성을 품을 수 있는가에 관한 논쟁이었다"고 설명한다.
역사와 철학을 버무려 호락논쟁을 정리한 저자는 "낙론은 유연함을 지녔지만 세파를 따르고 명분을 이용하다 스스로 소멸했고, 호론은 차별주의에 사로잡혔지만 이중적으로 처신하지는 않았다"면서 "명분을 체화한 호론의 생존은 보수의 생명력이 어디에서 나오는지 보여준다"고 평가한다.
푸른역사. 384쪽. 2만원.
▲ 일 칸들의 역사 = 라시드 앗 딘 지음. 김호동 옮김.
13∼14세기 유라시아 대륙을 지배한 몽골 역사를 페르시아어로 서술한 '집사'를 김호동 서울대 동양사학과 교수가 번역했다.
이란인이 중국이 아닌 몽골 시각으로 쓴 사서로 평가받는 '집사' 5부작 중 네 번째 책으로, 앞서 '부족지', '칭기스 칸 기', '칸의 후예들'이 출간됐다.
이번 책에서는 칭기즈 칸 손자인 훌레구를 비롯해 아바카 칸, 아흐마드 칸, 아르군 칸, 게이하투 칸 등 군주 5명이 서아시아를 정복하고 지배하는 과정을 다뤘다.
사계절. 368쪽. 3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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