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량·질병 위기에 공습까지…예멘 한가족 아동 5명 사망

입력 2018-11-09 10:47  

식량·질병 위기에 공습까지…예멘 한가족 아동 5명 사망
사우디 연합군 공습에 아버지 포함 6명 숨져…인도주의적 위기 고조

(서울=연합뉴스) 김기성 기자 = 식량 부족 및 질병에 시달리는 예멘 어린이들이 최근 교전이 다시 격화하면서 설상가상으로 공습의 위험에 고스란히 노출됐다.



8일(현지시간) 예멘 반군에 대한 사우디아라비아 주도 연합군의 공습 와중에 아이들 5명과 아버지 등 일가족 6명이 사망했다고 신화통신 등이 보도했다.
이 가족은 예멘 반군 거점인 중서부 항구도시 호데이다의 자택에 있다가 공격을 받았다고 지역 소식통들을 인용해 신화는 전했다.
현지 의사는 "아이들의 엄마는 부상했다"라고 말했다.
이날 호데이다에서는 주거지를 향한 후티 반군의 포 공격으로 아이 1명을 포함해 또 다른 4명의 민간인이 숨졌다.
전날에도 호데이다 북부의 하자 주에서는 사우디 연합군의 공습으로 민가 2곳에서 친척 사이인 6명이 숨졌다.
호데이다에서는 지난 3일 이후 전투가 격화하면서 인명 피해가 잇따르고 있다. 영국 BBC방송은 3일 하루에만 호데이다 항 주변에서 200여 차례의 공습이 있었다며 최근 1주일간 최소 150명이 사망했다고 7일 보도했다.
지난 8월에는 사다 주에서 초등학생들이 탄 통학버스가 사우디군의 공격을 받으면서 최소 50명이 사망하고 80명 가까이 다쳤다.
예멘 유혈사태가 해결되기는커녕 오히려 악화 조짐을 보이면서 인도주의적 위기를 우려하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특히 어린이들이 큰 타격을 받고 있다.



유엔아동기금(유니세프)은 지난 4일 예멘 전체 어린이의 약 80%인 1천100만 명에게 인도주의적 지원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유엔 세계식량계획(WFP)도 8일 최대 1천400만 명의 예멘인이 대규모 기아 사태를 피할 수 있도록 식량 지원을 배로 늘릴 계획이라고 발표했다. WFP는 이미 700만~800만 명의 예멘인들에게 식량 지원을 하고 있다.
로이터통신은 예멘의 식량 위기가 내전과 그에 따른 경제 붕괴, 식량 운송 차질 등으로 인한 인재라고 전했다.
예멘 어린이들은 식량뿐만 아니라 질병으로도 큰 위협을 받고 있다.
유엔아동기금은 질병 탓에 어린이들이 10분꼴로 1명씩 죽어가고 있다고 전했다. 이들 질병은 쉽게 예방이 가능한 것이라며 예멘 어린이 절반은 만성 영양실조 상태라고 덧붙였다.
세계보건기구(WHO)에 따르면 5세 이하의 예멘 어린이 180만 명이 극심한 영양실조에 시달리고 있다.
cool21@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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