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장 혁신 파급 '메기 효과'…서비스업 고용 효과는 미미
(서울=연합뉴스) 김수현 기자 = 제조업 창업이 늘면 '메기 효과' 때문에 장기적으로 고용이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자영업자가 많은 서비스업의 경우 고용에 미치는 긍정적인 영향이 나타나지 않았다.
조성철 국토연구원 책임연구원과 김기호 한국은행 국제경제연구실 연구위원은 11일 BOK 경제연구 '창업의 장기 고용 효과: 시군구 자료 분석'이라는 보고서에서 "지역 내의 제조업 창업률이 1%포인트 상승하면 약 10년에 걸쳐 역내 고용 증가율이 3.30%포인트 상승한다"고 밝혔다.
연구팀은 2004∼2016년 통계청의 '전국사업체 조사'와 '지역별 고용조사'를 토대로 이같이 분석했다.
분석 결과 지역 내 창업이 늘어나면 고용이 단기적으로 늘어나다가 중기에는 창업 초기의 고용 증가가 상당 부분 상쇄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중기적으로 기존 업체 중 경쟁력이 뒤떨어지는 기업이 퇴출당하며 고용 규모가 쪼그라드는 것이다.
그러나 창업 6년 이후엔 해당 지역 고용을 확대하는 것으로 분석됐다.
효율성이 높고 혁신적인 기업이 시장에 출현해 경쟁하는 과정에서 다른 기업으로 혁신이 파급되는 간접 효과 때문이다.
다만 산업별, 기술·지식수준별로 장기적인 고용 효과는 차이가 났다.
제조업의 창업은 고용 확대 효과가 컸다.
특히 반도체, 디스플레이, 컴퓨터, 항공 등의 고위기술 제조업은 역내 창업률이 1%포인트 상승할 때 10년에 걸쳐 지역 고용 증가율을 약 20%포인트 끌어올리는 것으로 분석됐다.
기계, 자동차, 석유화학 등의 중고위기술 제조업의 고용 증가율 효과도 약 17%포인트에 달했다.
반면 서비스업은 창업률과 고용 증가율 사이의 통계적 관련성이 확인되지 않았다. 서비스업 창업 증가가 고용 확대로 연결되지 않을 수 있다는 뜻이다.
서비스업에선 정보, 통신, 출판, 방송, 금융, 과학기술서비스 등 생산자서비스만 고용 확대 효과가 나타났다.
생산자서비스업의 역내 창업률이 1%포인트 상승하면 지역 고용 증가율은 0.72%포인트 확대했다. 그러나 효과는 제조업보다 작았다.
자영업자 비중이 높은 개인 서비스(숙박·음식점업)와 유통서비스(도소매업, 운수업), 사회서비스(행정, 교육, 의료, 사회복지) 등의 고용 효과가 확인되지 않았다.
연구팀은 "창업의 장기 고용 확대 효과는 기술 잠재력이 높은 제조업, 지식수준이 높은 생산자서비스업에 크게 나타나므로 이들 분야를 선별해 정책적으로 지원할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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