넷플릭스 대표 정치극 연출 겸 주연…"절대선 가능한지 질문"
(싱가포르=연합뉴스) 이정현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우리 드라마 비즈니스의 아이디어를 많이 훔쳐갔다고 생각합니다. 지금 벌어지는 일들이 그야말로 초현실적이라서요.(웃음)"
글로벌 동영상 서비스 플랫폼 넷플릭스를 대표하는 정치 드라마 '하우스 오브 카드'의 총괄 프로듀서 겸 배우 로빈 라이트(52)는 이렇게 꼬집었다.
국내에도 많은 팬을 보유한 '하우스 오브 카드'는 미국 워싱턴 정가를 배경으로 벌어지는 야망, 사랑, 비리 등 치열한 암투를 다룬 정치 스릴러극이다.
이 작품은 웹드라마 사상 최초로 에미상 9개 부문에 지명돼 감독상 등 3개 부문을 수상했고 골든 글로브에서도 클레어 언더우드 역의 로빈 라이트가 TV 드라마 여우주연상을 거머쥐기도 했다.
로빈 라이트는 9일 싱가포르 마리나 베이 샌즈에서 열린 '넷플릭스 시 왓츠 넥스트: 아시아'(Netflix See What's Next: Asia) 간담회에 참석해 "'하우스 오브 카드'는 레이디 맥베스(클레어 언더우드) 등을 연상시키는 캐릭터를 바탕으로, 굉장히 셰익스피어 작품 같은 측면이 있는데 현재 미국 정권이 그처럼 비극적이라 생각한다"고 자신의 견해를 가감 없이 밝혔다.
앞서 최근 실시된 미국 중간선거에서는 민주당이 하원 다수당을 차지했다. 상원은 공화당이 다수당 지위를 유지했다.
한편, 로빈 라이트는 '하우스 오브 카드'에 대해 "굉장히 드라마틱하고, 동시에 '마키아밸리적'인 쇼"라고 설명하며 "부패 등 여러 측면에서 현실과도 닮았다"고 말했다.
"저 자신도 (극 중 캐릭터들처럼) 사실 굉장히 탐욕적인 사람입니다. 그러나 막상 정치에 대해서는 잘 몰랐는데, '하우스 오브 카드'를 6년간 진행하면서 극 중 내용이 얼마나 현실과 닮았는지 알게 됐죠. 성별을 떠나 리더라면 동맹국과 일하며 전쟁을 멈추게 하고 국가와 세계가 더 나아질 수 있게 일해야 한다고 생각하지만, 현실에서 그런 리더의 덕목이 존재할 수 있는지는 의문입니다. 누군가는 좋은 걸 얻기 위해 영혼을 악마에게 팔 것이고, 그렇게 사다리 한 칸을 올라가기 위해 다른 사람을 밟겠죠. 이 작품은 '절대선'이란 게 가능한지 질문하게 합니다."
그는 이어 "한국에서는 여성들이 어떻게 자신의 목소리를 고스란히 내고, 어떤 활동들을 하고 있는지 궁금하다"며 "전통을 깨기 위해서는 '반복적'인 시도가 필요하다. 계속해서 목소리를 내야 한다"고도 말했다.
로빈 라이트는 190여개 국을 '하우스 오브 카드'로 연결한 넷플릭스에 대해서는 "콘텐츠를 즐길 수 있는 완전한 장(場)이라 생각한다"며 넷플릭스와 함께 성장해온 '하우스 오브 카드', 그리고 자신에 대해 의미를 부여했다.
6년간 이어온 '하우스 오브 카드'는 지난 2일 시즌6 마지막 방송을 끝으로 종영했다.
lis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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