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교육청, 일방적 폐업 대비 공립 23개 학급 서둘러 확충
(울산=연합뉴스) 허광무 기자 = 울산 한 사립유치원이 학부모들이 받아들이기 어려운 조건을 내걸어 사실상 폐업 수순을 밟는 것과 관련, 울산시교육청이 12일 해당 유치원을 대상으로 특별감사를 벌이기로 했다.
또 해당 유치원의 일방적 폐업에 대비해 원생 분산 유치에 문제가 없도록 공립유치원 신·증설을 서두르기로 했다.
최근 북구 A유치원은 현재 재원 중인 원생들을 내년에도 그대로 유치원에 보낼 것인지를 묻는 진급신청서를 각 가정에 보내면서, 학부모들이 수용하기 어려운 조건을 내걸었다.
신청서에 기재된 조건들을 보면 수업시간은 오전 8시 40분부터 낮 12시 40분까지 4시간이며, 원생들은 점심 도시락을 지참해야 한다.
또 차량 운행이 없어 원생들은 자가 등·하원 해야 하며, 여름과 겨울방학은 5주씩 연간 10주로 고지했다.
특히 현재 교육당국이 각 유치원으로 직접 지원하는 누리과정비를 '보호자가 정부로부터 직접 수령해 납부하라'고 요구했다.
학부모들은 "A유치원이 폐업을 강행하고자 도저히 받아들일 수 없는 조건을 내걸어 학부모들을 겁박하고 있다"고 반발하고 있다.
9일 시교육청에 따르면 A유치원은 현재 7학급 규모에 원생이 180여명이고, 내년에도 재원할 원생이 약 110명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이에 따라 시교육청은 12일 A유치원에 대해 특별감사를 벌이기로 했다.
또 현재 A유치원에 재원 중인 원생들의 학습권이 내년에 단절되는 일이 없도록 인근 지역에 공립유치원을 신·증설해 23개 학급을 확충할 계획이다.
신설되는 학급은 화봉초, 송정초, 연암초 등 7개 초등학교 병설유치원 21개 학급이다. 증설은 강동유치원이 2개 학급을 늘린다.
시교육청 관계자는 "공립 23개 학급을 늘리면 270명가량을 수용할 수 있고, 인근 10여 개 사립유치원에도 375명가량을 수용할 수 있을 것으로 파악했다"면서 "변칙적인 방법으로 폐업을 추진하는 A유치원에 대해서는 철저한 감사를 벌이겠다"고 밝혔다.
hk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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