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연합뉴스) 이대호 기자 = 한국시리즈 선발 등판은 모든 투수가 꿈꾸는 일생일대의 기회다.
두산 베어스 3년 차 우완 이영하(21)는 비 때문에 아쉽게 기회를 놓쳤다.
8일 인천 SK 행복드림구장에서 열릴 예정이던 SK 와이번스와 한국시리즈 4차전 선발로 내정됐던 이영하는 비로 경기가 하루 밀리면서 선발 자리까지 1선발 조쉬 린드블럼에게 넘겼다.
포스트시즌에서 4선발 투수는 등판 기회가 제한적이다. 시리즈가 7차전까지 이어진다 해도 이영하가 등판할 거라 장담할 수 없다.
9일 4차전을 앞두고 만난 이영하는 "당연히 아쉽고, 누가 안 아쉽겠냐"고 말했다.
대신 이영하는 불펜에서 대기한다. 김강률의 부상으로 헐거워진 두산 불펜에서 최소 2이닝 이상 안정적으로 끌어 줄 선수다.
이영하는 "내가 빠른 공을 던져야 뒤에 등판할 투수가 편하게 던질 것"이라며 "빠르게 던질 수 있는 한 던지겠다"고 강속구에 대한 욕심을 숨기지 않았다.
1∼2차전에서 불펜 투수로 대기한 이영하는 3차전을 앞두고 4차전 선발로 나설 것이라는 이야기를 들었다고 한다.
그는 "선발로 최대한 긴 이닝을 던지는 게 목표였다"며 "이제는 불펜에서 역할에 충실할 것"이라고 각오를 다졌다.
이영하는 올해 인천 SK 행복드림구장에서 2경기에 등판해 1승 평균자책점 2.70을 거뒀다. 홈런은 하나도 안 내줬다.
그는 "구장이 펜스까지 거리가 짧아 투수들이 던질 때 불편하다"면서도 "반대로 타자도 스윙이 커져서 거기에 맞춰 던진 것"이라고 설명했다.
데뷔 후 첫 한국시리즈 등판을 기다리고 있는 이영하는 머릿속으로만 마운드를 상상했다고 한다.
"방에서 말도 안 되는 위기를 막는 상상을 했다"며 배시시 웃는 그는 영락없는 20대 초반 청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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