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PS 7경기 9이닝 무실점 행진
(인천=연합뉴스) 하남직 기자 = 김태훈(28·SK 와이번스)의 2018년 포스트시즌 평균자책점은 아직도 '0'이다.
하지만 다른 숫자는 점점 올라간다.
김태훈은 10일 인천 SK행복드림구장에서 열린 2018 신한은행 마이카 KBO 한국시리즈(KS) 5차전에서 승리투수가 됐다.
그는 0-1로 뒤진 7회초 등판해 2이닝을 1안타 무실점으로 틀어막았다.
김태훈이 두산 타선을 제압하는 동안, SK 타선이 4점을 뽑았다. SK가 4-1로 승리하면서 김태훈은 생애 처음으로 KS 승리투수가 됐다.
그는 이미 KS에서 홀드 2개를 올렸다. 이번 KS 성적은 3경기 1승 2홀드 평균자책점 0(5⅔이닝 7피안타 무실점)이다.
김태훈은 넥센 히어로즈와의 플레이오프에서도 4경기 평균자책점 0(3⅓이닝 무피안타 무실점)을 기록했다.
처음으로 경험하는 가을 무대에서 7경기 9이닝 무실점 행진이다.
SK는 김태훈 덕에 KS에 진출했고, KS에서 3승 2패로 앞서갔다. 1승만 추가하면 우승 트로피를 차지한다.
경기 뒤 인터뷰장에 들어선 김태훈은 "1승만 더하면 팀이 우승한다. 그 1승을 추가하는 경기에서도 내가 던졌으면 좋겠다"고 웃었다.
평균자책점 0을 유지하고 싶은 마음도 강하다. 김태훈은 "최대 2경기에 등판할 텐데, 열심히 던지면 평균자책점 0으로 시리즈를 끝낼 수도 있을 것 같다"고 의욕을 드러냈다.
만약 김태훈이 KS 남은 경기에서도 인상적인 활약을 펼치면 KS 최우수선수(MVP)도 노릴 수 있다.
김태훈은 특유의 장난기 가득한 목소리로 "중간 계투가 시리즈 MVP를 받는 건 매우 어렵다고 들었다"고 운을 떼며 '유권자'인 취재진에게 "잘 부탁드립니다"라고 큰소리로 외쳤다.
김태훈은 구리 인창고 3학년이던 2008년 8월 미추홀기 전국고교야구대회에서 퍼펙트게임에 성공하며 '차세대 에이스'로 주목받았다. '미스터 퍼펙트'라는 별명도 얻었다. SK는 2009년 1차 지명으로 김태훈을 영입했다.
김성근 전 감독부터, 이만수 전 감독, 김용희 전 감독까지 SK 사령탑에 오른 지도자들은 빠른 공을 던지는 좌완 김태훈을 '1군 선수'로 키우려 했다.
하지만 꽤 오랜 시간이 걸렸다.
김태훈은 지난해부터 본격적으로 1군에서 활동했다. 정규시즌 개막부터 풀 타임으로 1군 무대를 누빈 건, 올해가 처음이다.
그러나 올해 그는 'SK의 보물'로 불린다.
김태훈은 올해 정규시즌에서 61경기 9승 3패 10홀드 평균자책점 3.83을 올렸다.
선발진에 공백이 생기면 대체 선발로, 선발이 일찍 마운드를 내려가면 '롱릴리프'로 던지는 어려운 보직을 소화하며 거둔 성과라 성적이 더 빛난다.
가을 무대에서는 '2이닝을 책임지는 확실한 불펜진'으로 자리매김했다.
김태훈은 "KS는 큰 무대다. 이 경기를 즐기다 보니 팀이 3승째를 거뒀다"고 했다. SK 팬들은 김태훈 덕에 이번 가을을 즐기고 있다.
jiks79@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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