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지 "2년 진흙탕 싸움 끝났다" 트위터에 글
(제네바=연합뉴스) 이광철 특파원 = 위증 혐의로 기소돼 정치적으로 최대 위기를 맞았던 비르지니아 라지(40) 이탈리아 로마 시장에게 10일(현지시간) 법원이 무죄를 선고했다고 ANSA통신 등이 전했다.
2016년 6월 지방선거에서 승리하며 로마 역사상 첫 여성 시장이자 최연소 시장이 된 그는 인사 문제와 관련해 법정에서 위증한 혐의로 기소됐다.
검찰은 전날 라지 시장에게 징역 10개월을 구형했지만, 법원은 혐의가 없는 것으로 판단했다.
재판부는 라지 시장에게 범죄를 저지른다는 인식이 없었으며 인사와 관련해 사실관계를 알지 못하고 있었다고 봤다.
검찰은 라지 시장이 2016년 말 뇌물 수수 등의 혐의로 구속된 측근 라파엘레 마라 전 로마시 인사국장의 동생 레나토 마라를 시(市) 관광국장으로 임명한 것과 관련해 법정에서 위증했다며 지난해 9월 그를 재판에 넘겼다.
라지 시장은 독자적으로 판단해 레나토 마라를 관광국장에 임명했다고 증언했지만, 검찰은 라지 시장과 측근들이 주고받은 메시지 등을 근거로 인사에 라파엘레의 입김이 작용했다고 봤다.
연립정부의 한 축인 오성운동 소속의 라지 시장은 이날 유죄가 선고됐다면 당규에 따라 시장직에서 물러나야 했으나 무죄 판결로 최악의 상황은 피하게 됐다.
기득권을 거부하고 깨끗한 정치를 표방하면서 올해 총선에서 돌풍을 일으킨 오성운동은 공직을 맡은 당원이 유죄 판결을 받으면 상소했더라도 사퇴해야 한다는 규정을 두고 있다.
오성운동 대표인 루이지 디 마이오 부총리는 전날 취재진에 "우리의 규약은 명확하다. 여러분들도 그걸 알고 있다"며 유죄 판결 시 라지 시장이 물러나게 될 것이라고 언급하기도 했다.
라지 시장은 재판 후 트위터에 "2년에 걸친 진흙탕 싸움이 끝났다"며 "당당하게 내가 사랑하는 도시 로마와 시민을 위해 계속 나아가겠다"는 글을 올렸다.
취임 이후 인사 문제로 곤욕을 치른 라지 시장은 로마 시내 쓰레기 문제와 열악한 대중교통 상황 등으로 여론의 비판을 받고 있다.
로마시는 11일 버스, 지하철 등 대중교통 서비스를 민간업체에 개방하는 안건을 놓고 주민투표를 한다. 로마시는 민간 개방에 반대하고 있지만, 야당은 서비스 개선을 위해 민간의 시장 진입이 필요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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