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카르타=연합뉴스) 황철환 특파원 = 중국인 관광객의 '제로 달러 투어'로 골치를 앓던 인도네시아 유명 관광지 발리가 중국인 업체 10여곳을 무더기로 폐쇄하며 대대적 단속에 나섰다.
제로 달러 투어는 아예 돈을 가져갈 필요가 없는 단체 해외여행을 뜻하는 말이다. 중국인이나 화교(華僑)가 운영하는 식당과 상점에서 식사하고 물건을 산 뒤 중국 모바일 결제 서비스인 알리페이나 위챗페이로 대금을 결제하기에 해당국에선 매출을 확인해 세금을 매길 방법이 없다.
11일 자와 포스 등 현지 언론에 따르면 와얀 코스테르 발리 주지사는 이와 관련해 지난 8일 산하 지방자치단체장들에게 불건전한 영업 행태를 보이는 중국인 소유 업체를 단속해 폐쇄할 것을 지시했다.
현지 당국은 발리섬 중남부 바둥 리젠시(군·郡)에 있는 16개 중국인 업체를 폐쇄하는 것을 시작으로 지속적인 단속을 할 방침이다.
코스테르 주지사는 중국인 관광객의 제로 달러 투어로 인해 세수 유출뿐 아니라 '싸구려 관광지'란 이미지까지 형성되고 있다면서 "정부는 이를 용납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발리를 찾는 중국인 관광객의 수는 2013년 38만7천명에서 2017년 140만명 등으로 급증했지만, 많게는 70%가량이 제로 달러 투어를 이용하기에 현지 관광산업에 기대 만큼의 이익을 가져오지는 않는 것으로 알려졌다.
코스테르 주지사는 이번 조치로 중국인 관광객의 수가 줄어들 가능성을 묻는 말에는 "크게 우려하지 않는다. 시간이 지나면 정리가 이뤄질 것"이라면서 "우리는 질서 있고 현지 전통과 문화를 존중하는 사람들이 발리에 오길 바란다"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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