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연합뉴스) 김재홍 기자 = 6·25전쟁 때 대한민국의 자유와 평화를 지키려고 소중한 생명을 바친 유엔 참전용사들을 기리는 국제 추모행사가 11일 부산에서 열렸다.
국가보훈처는 이날 오전 부산 남구 유엔기념공원에서 '턴 투워드 부산(Turn Toward Busan) 유엔 참전용사 국제추모식'을 개최했다.
추모식에는 국내외 6·25 참전용사와 유가족, 참전국 주한 외교사절 등 1천여명이 참석해 참전용사들의 넋을 기렸다.
참전국 국기 입장을 시작으로 국민의례와 1분간 묵념, 영상물 상영, 헌화, 추모사, 기념공연 등의 순으로 진행됐다.
오전 11시 정각에 부산시 전역에 사이렌이 울리자 행사 참석자들 모두가 유엔군 전사자를 추모하기 위해 1분간 묵념했다.
행사장에서는 장병들의 희생과 공헌을 기리기 위한 예포 19발도 발사됐다.
총 2막으로 구성된 기념공연도 진행됐다. 제1막 '기억'(Remembrance)'에서는 경기 연천지역 전투에서 최연소인 17세의 나이로 전사한 도운트(J.P. Daunt) 이병의 사연을 소개했다. 그의 전사 당시 나이 또래인 포항제철고 2학년 배정훈(17) 군이 감사 편지를 낭독했다.
유엔기념공원에는 2007년 도운트 이병의 이름을 딴 '도운트 수로(水路)'도 설치돼 고인의 뜻을 기리고 있다.
기념공연 제2막 대합창은 뮤지컬배우 소냐와 부산 남구 소년소녀합창단, 국군 성악병들이 전쟁의 고통이 없는 더 나은 세상을 기원하며 'Heal the World'(마이클 잭슨 원곡)를 참가자들과 함께 불렀다.
올해 추모식에는 캐나다의 조지 퓨리 상원의장과 연아 마틴 상원의원 등이 참석했다. 퓨리 상원의장은 참전국을 대표해 추모사를 낭독했다.
퓨리 상원의장은 추모사에서 "6·25전쟁에 22개 국가가 참전했는데 캐나다가 참전국 중의 하나였다는 게 자랑스럽다"고 말했다.
턴 투워드 부산 행사는 2007년 캐나다의 6·25 참전용사인 빈센트 커트니 씨가 전사자들이 안장된 부산유엔기념공원을 향해 한국 시각으로 매년 11월 11일 오전 11시 동시에 묵념하고 그들의 넋을 추모하자고 제안해 시작됐다. 그 이듬해부터 정부 주관 행사로 진행돼왔다.
제1차 세계대전 종전일인 11월 11일은 영연방 현충일이며 미국의 제대군인의 날이기도 하다.
유엔기념공원은 세계 유일의 유엔군 묘지로 6.25 전쟁에 참여했던 11개국 2천300여 명의 장병이 잠들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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