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황정우 기자 = 미국 연방 하원의 스티브 킹(아이오와·공화) 의원이 미국을 향해 다가오는 중미 이민자 행렬(캐러밴)을 '흙(dirt)'이라고 비하해 비난을 받고 있다.
보수 성향 잡지 위클리스탠더드가 9일(현지시간) 온라인판에 공개한 음성파일에 따르면 킹 의원은 "(할라페뇨 고추를) 더 기르기 위해 멕시코 흙(dirt)을 가져와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킹 의원이 중간선거를 하루 앞둔 지난 5일 유세에 앞서 한 음식점 뒤편에서 지지자 약 15명과 나눈 대화의 일부라고 이 잡지는 설명했다.
킹 의원은 자신이 이끈 꿩사냥 모임에 관해 얘기하면서 꿩 요리에 정원에서 직접 재배한 할라페뇨 고추를 넣었는데, 충분치 않았다면서 이렇게 말했다.
웃음이 나왔고 이어 한 지지자가 "나를 믿어라. 그것이 이미 오는 중이다"라고 반응했다.
이에 킹 의원은 "글쎄, 흙이 많다. 그것이 서부 해안에서도 오고 있다. 다른 곳들에도 많다. 우리가 이제껏 봐온 것 중 이번이 가장 많은 흙"이라고도 했다.
애초 잡지는 킹 의원이 이런 발언을 했다는 보도를 내놨다가 킹 의원 측이 그런 음성파일은 없다고 부인하자 음성파일을 온라인판에 올린 것이다.
강경 반(反)이민자인 킹 의원은 인종과 이민에 관한 숱한 논쟁적 발언을 해왔다.
대표적인 게 미국은 "다른 누군가의 아이들로 (우리의) 문명을 재건할 수 없다"고 한 발언이다.
킹 의원의 비하 발언은 같은 공화당의 제프 플레이크(애리조나) 상원의원, 카를로스 쿠르벨로(플로리다) 하원의원, 공화당의회위원회(NRCC) 위원장인 스티브 스티버스(오하이오) 하원의원 등으로부터 비난을 샀다고 의회 전문매체 더힐이 전했다.
워싱턴포스트(WP)는 킹 의원을 "백인 우월주의와 가장 공개적으로 연계된 의원"으로 평가한 바 있다. 킹 의원은 지난 6일 중간선거에서 연임에 성공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캐러밴의 불법 입국을 차단하기 위한 대통령포고문을 발표했지만 약 5천 명의 캐러밴 본진은 10일 미국 국경을 향한 이동을 재개했다.
이들은 궁극적으로 서부 캘리포니아주 샌디에이고와 맞닿은 티후아나로 향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jungwoo@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