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 오는 궂은 날씨 속 전쟁의 참화와 세계 평화 의미 되새겨
(파리=연합뉴스) 김용래 특파원 = 제1차 세계대전(1914∼1918)의 종전 100주년 기념식이 11일 오전(현지시간) 프랑스 파리 개선문과 샹젤리제 거리 일대에서 전 세계 70여 개국 정상들이 참석한 가운데 성대하게 진행됐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비가 내리는 궂은 날씨 속에서 파리 중심가의 개선문에서 기념식을 주재하고 수천만 명이 희생된 인류 최초 총력전의 의미와 평화에의 염원을 되새겼다.
이날 행사에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페드로 산체스 스페인 총리, 쥐스탱 트뤼도 캐나다 총리,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 등 주요국 정상들이 말 그대로 '총출동'했다.
1차대전 당시 승전국이었던 프랑스, 미국, 러시아 등은 물론, 패전국인 독일과 터키(옛 오스만튀르크) 정상들까지도 한데 모여 전쟁의 의미를 되새기고 세계 평화를 염원했다.
기념식에서는 프랑스 태생의 중국계 미국인 첼리스트 요요마와 러시아 지휘자가 지휘하는 유럽 청소년 오케스트라 등 다문화·다인종 음악가들도 연주자로 나서 인류의 평화와 화합의 의미를 다졌다.
프랑스는 전쟁 당시 영·불 연합군과 독일군과의 전격전이 벌어진 최대 격전지였고, 1차대전의 가장 큰 당사국이었다. 1918년의 휴전협정도 파리 인근의 콩피에뉴에서 조인됐다.
대량살상무기가 총동원된 인류 첫 전격전이었던 이 전쟁으로 총 1천만 명의 군인이 목숨을 잃었고, 500만∼1천만 명의 민간인이 희생됐다.
프랑스 정부는 이날 기념식을 비롯해 주요국 정상들이 참석하는 파리평화포럼의 경비를 위해 1만 명의 경찰력을 투입해 삼엄한 경계를 펼쳤다.
기념식에 앞서 지난 9일 미리 프랑스를 찾아 마크롱 대통령과 함께 솜 지방의 격전지를 방문해 전몰장병들을 기린 테리사 메이 영국 총리는 이날 런던에서 따로 열린 영국의 1차대전 종전 기념식에 엘리자베스 2세 여왕과 함께 참석했다.
프랑스와 함께 1차대전의 주요 승전국이었던 영국에서는 이날 오전 11시를 기해 전몰장병과 시민들을 기리는 조종(弔鐘)이 전국의 성공회(영국국교회) 성당에서 일제히 울려 퍼졌다.
[로이터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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