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엄포에도 몸집 커지는 중미 캐러밴…이틀 새 300㎞ 강행군

입력 2018-11-12 03:21   수정 2018-11-12 14:39

美 엄포에도 몸집 커지는 중미 캐러밴…이틀 새 300㎞ 강행군
6천500명 게레타로 통과…멕시코 자치정부 체류·이동 도와


(멕시코시티=연합뉴스) 국기헌 특파원 = 미국 정착을 희망하는 중미 출신 이민자 행렬(캐러밴·Caravan)이 규모를 키우면서 미국 서부 국경을 향해 강행군을 이어가고 있다고 텔레비사 방송 등 현지언론이 11일(현지시간) 전했다.
캐러밴은 이날 새벽 중부 게레타로 주도인 게레타로 시를 떠나 북서쪽으로 100㎞ 떨어진 과나후아토 주 이라푸아토 시로 이동했다.
게레타로 자치 경찰은 이날 시 서부에 있는 톨게이트에서 이민자들이 탈 트럭을 찾는 것을 도왔다.
이민자들은 질서정연하게 자신의 탑승 차례를 기다렸다. 이민자들은 전날 수도 멕시코시티에서 자치정부의 도움을 받아 지하철과 트럭 등을 타고 200㎞를 이동했다.
캐러밴은 북상할수록 규모가 더 커지고 있다. 멕시코 남부를 거쳐 뒤늦게 북상했던 2·3차 무리가 캐러밴 본진이 6일가량 멕시코시티에 머무는 동안 합류한 것으로 추정된다.
게레타로 주 정부는 트위터를 통해 지난 9∼10일 사이 6천531명의 이민자가 주를 통과했다고 밝혔다. 이들 중 5천771명은 주 정부가 라 코레히도라 경기장 등지에 마련한 3개의 쉼터에 머문 뒤 이날 출발했다. 앞서 캐러밴 본진이 멕시코시티에 도착할 당시 규모가 4천 명 안팎으로 추산된 바 있다.
캐러밴은 미 캘리포니아 주 샌디에이고 시와 맞닿은 티후아나 시로 이동할 계획이다. 여전히 2천575㎞를 더 가야 한다.

캐러밴은 세계에서 가장 살인율이 높은 온두라스를 비롯해 엘살바도르, 과테말라, 니카라과 등 중미 국가에서 폭력과 마약범죄, 가난을 피해 고국을 떠나 도보나 차량으로 미국을 향해 이동하는 이민자 행렬을 가리킨다. 현재 멕시코에서 이동 중인 캐러밴 중 85%는 온두라스 출신이다.
미국으로 망명해 일자리를 얻고 자녀들이 더 나은 교육 등 밝은 미래를 꿈꾸며 살 수 있도록 하는 게 목표다. 캐러밴에는 미국서 살다가 추방돼 가족과의 재결합을 바라는 이들도 섞여 있다.
캐러밴은 최근 수년 사이 정기적으로 결성돼 세간의 주목을 받지 않은 채 미국 국경으로 향했다.
그러나 올해는 중간선거를 앞두고 정치 쟁점화하려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관심 탓에 큰 주목을 받았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9일 프랑스로 출국하기 전에 불법 입국한 캐러밴의 망명 신청을 막기 위한 포고문에 서명했다.
미국은 최근 멕시코와 국경을 접한 남부 3개 주(州)에 5천600명의 현역 군인 배치를 완료했다. 현재까지 미 남부 국경에 배치된 병력은 7천700명 안팎에 이르는 것으로 추산된다.
멕시코 정부가 현재까지 캐러밴 중 2천697명에게 난민·망명·취업 비자 절차가 진행되는 45일 동안 체류할 수 있는 임시 비자를 발급했지만, 대다수의 캐러밴은 여전히 미국 망명에 대한 의지를 꺾지 않고 있다.
[로이터제공]
penpia21@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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