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클랜드=연합뉴스) 고한성 통신원 = 사고나 자살 등으로 조기 사망하는 청소년들은 학교에서 강제로 쫓겨났을 가능성이 다른 사람들보다 100배 정도 높다는 조사 결과가 뉴질랜드에서 나왔다.
12일 뉴질랜드 언론에 따르면 오클랜드지역 의료위원회의 청소년 사망률 조사위원회는 비의학적 원인으로 목숨을 잃은 10세에서 24세 사이 오클랜드지역 젊은이들의 43%가 정학과 퇴학 등 학교에서 처벌을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며 이같이 밝혔다.
조사위원회는 정학이나 퇴학을 당한 청소년들이 청소년 범죄에 빠질 가능성이 크고 나이가 들어서는 교도소에 갈 위험도 커진다는 연구 결과가 있었지만, 이번 조사는 조기 사망 위험까지 커질 수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조사위원회는 정학이나 퇴학이 나쁜 결과로 이어질 가능성이 아주 크다는 걸 보여주는 만큼 더 많은 주의를 기울여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조사위원회는 2010년부터 2012년까지 3년 동안 비의학적 원인으로 사망한 10세에서 24세 사이 오클랜드지역 청소년 70명을 조사했다며 특히 이들 가운데 학력이 밝혀진 53명에 대해 집중적인 조사를 했다고 밝혔다.
조사위원회는 이들의 주요 사망원인은 자살(28명)이 가장 많고 그 다음은 사고(12명), 익사(6명), 추락(4명), 알코올 중독(2명), 부탄가스 흡입(1명) 등이라고 밝혔다.
특이한 점은 이들의 학력으로 21%는 정학, 17%는 퇴학 또는 제적을 당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뉴질랜드 전체 학교에서 유기정학 당한 학생이 2.4%, 무기정학 당한 학생이 0.4%, 퇴학이나 제적당한 학생이 0.16%임을 고려할 때 조기 사망 청소년들의 퇴학 비율은 무려 100배나 높다는 계산이 된다.
한 신문은 이번 연구가 자폐증, 난독증, 주의력결핍과잉행동장애(ADHD) 등 뇌가 다른 방식으로 작동하는 청소년들이 계속 늘어나고 있음에도 이에 제대로 대응하지 못했을 때 나타날 수 있는 교육체계의 위험을 보여주는 것이기도 하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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