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문정식 기자 = 11.6 미국 중간선거의 최대 격전지 플로리다 주가 재검표 작업에 들어간 데 이어 후보들이 소송전을 벌이는 등 혼탁한 양상을 보이고 있다.
플로리다주 정부는 10일 초박빙의 표차를 이유로 상원의원과 주지사 선거에 재검표를 결정했다. 주법에 따라 후보들의 표차가 0.5%포인트 이내일 경우에는 반드시 재검표를 실시토록 돼 있기 때문이다.
상원의원 선거에서 현역인 빌 넬슨 민주당 후보를 불과 0.15%포인트의 차이로 앞선 공화당의 릭 스콧 후보는 재검표 결정이 내려지자 3건의 소송을 잇따라 제기했다.
스콧 후보는 재검표 결정이 이뤄진 10일 브로워드 카운티의 선거 감독관을 상대로 소송을 제기하고 마감 시한인 이날 정오 이후에 개표된 일부 투표용지를 집계에 포함시킨 것은 위법이며 따라서 법원이 이를 무효화할 것을 청구했다.
또한 다음날인 11일에는 브로워드와 팜 비치 등 2개 카운티의 선거감독관들을 상대로 각각 소송을 내고 법원이 재검표가 완료되면 모든 개표기와 검표기, 투표용지에 대해 압수 명령을 내려줄 것을 청구했다.
넬슨 후보는 이에 대해 스콧 후보가 극도의 심리 불안에 빠져 선거 부정이라는 허위 주장을 펴고 있다고 비난하고 소송을 통한 맞대응에 나섰다.
그는 연방법원에 제출한 소장에서 선관위가 투표자의 서명이 유권자 명부에 등록된 것과 일치하지 않는 것으로 간주했다는 이유로 잠정·부재자 투표를 무효로 처리해서는 안된다고 주장했다.
이처럼 선거 결과를 둘러싸고 공화. 민주 양당의 갈등이 커지고 험한 말이 오가는 모습은 2000년 대선을 연상케 하는, 개운치 못한 장면이다.
당시 공화당의 조지 W. 부시 후보와 민주당의 앨 고어 후보가 플로리다 주에서 얻은 득표의 차이는 수백표 정도에 불과해 당선인을 확정하는데 무려 5주일이나 걸린 적이 있다.
올해의 플로리다 주지사 선거도 상원의원 선거와 마찬가지로 주법에 따른 재검표가 진행되고 있다. 공화당의 론 드샌티스 후보와 민주당의 앤드루 길럼 후보의 표차가 역시 0.5%포인트를 밑도는 0.41%로 집계됐기 때문이다.
흑인 최초의 플로리다 주지사를 노렸던 길럼 후보는 지난 6일 밤 패배를 인정하기는 했지만, 당시 표 계산을 잘못한 부분이 있었다는 입장으로 돌아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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