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 "정확한 원인 알 수 없어"
(강릉=연합뉴스) 양지웅 기자 = "40년 동안 감나무를 기르면서 기형 감이 이렇게 많이 나오는 것은 처음 봤어."
강원 강릉시 경포동의 집에서 감나무 20여 그루를 기르는 박기우(55)씨는 최근 감을 수확하다가 깜짝깜짝 놀란다.
도깨비 뿔이 난 것처럼 생육이 불량한 기형 감들이 무더기로 발견되기 때문이다.
좀처럼 찾아보기 힘들던 기형과를 올해는 한 나무에서 많게는 서른개까지 수확하기도 했다.
그는 "올해 강릉지역에 이런 감들이 특히 많이 난다"며 "중앙시장의 한 상인은 이런 감들만 모아서 관광객들에 파는데 제법 인기"라고 말했다.
강릉에서 10년 넘게 감 농장을 운영하는 A농장주도 올해에 평년보다 많은 기형과를 수확했다.
그는 "단감이나 대봉시보다 뾰족감(고종시)에서 이런 현상이 발생했다"며 "작년보다 2배 넘게 기형과를 수확했다"고 설명했다.
사회관계망서비스(SNS)나 인터넷 블로그에도 강원 영동지역에서 뿔이 난 모양의 기형 감을 발견했다는 게시물을 심심치 않게 발견할 수 있다.
한 누리꾼은 "감을 재배하면서 이렇게 여러 모양의 기형들을 보기 처음"이라며 "냉해 때문이 아닐까"라며 원인을 추측하기도 했다.
다만 감에 이러한 기형이 발생하는 원인은 정확히 밝혀지지 않았다.
박영식 강원도농업기술원 연구사는 "감꽃이 수정 후 세포분열의 이상으로 배주(씨앗주머니)가 두 개 생기는 현상으로 쌍지과라고도 한다"며 "주변 농약의 영향이 있을 수 있지만 정확한 원인은 알 수 없다"고 설명했다.
이어 "개화기인 봄부터 생기는 현상으로 지난여름 폭염의 영향으로 보기는 힘들다"고 덧붙였다.
yangdo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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