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한의 패배 안긴 로드리게스와 병원 악수 사진 올려
(서울=연합뉴스) 신창용 이대호 기자 = '코리안 좀비' 정찬성(31)이 승자에게 아낌없이 축하를 보내는 진정한 스포츠맨십을 보여줘 외신으로부터 찬사를 받았다.
정찬성은 12일(한국시간)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병원에서 마주친 야이르 로드리게스(26·멕시코)와 웃으며 악수를 하는 사진을 올렸다.
로드리게스는 전날 미국 콜로라도주 덴버 펩시 센터에서 열린 UFC 파이트 나이트 페더급 메인이벤트 경기에서 정찬성에게 5라운드 4분 59초에 KO패를 안겼다.
우세한 경기를 펼치던 정찬성은 경기 종료 직전, 로드리게스의 기습적인 리버스 팔꿈치 공격에 턱을 가격당해 실신했다.
UFC가 경기 후 공개한 채점표에 따르면 정찬성은 판정으로 갔을 경우 최소 2-1로 승리할 수 있는 점수였다.
그러나 마지막 순간 방심한 탓에 로드리게스가 파놓은 덫에 걸리고 말았다.
현재 페더급 10위인 정찬성은 당초 프랭키 에드가(37·미국)와 경기를 펼친 뒤 페더급 타이틀전에 도전할 계획이었다.
그러나 에드가가 경기를 앞두고 다쳐 갑작스럽게 로드리게스로 상대가 바뀌었고, 순위가 5계단 아래인 로드리게스에게 무릎을 꿇고 말았다.
두 선수는 치료차 들른 병원에서 재회했다. 정찬성은 뼈아픈 패배를 안긴 로드리게스와 악수를 하며 축하했고, 상처투성이 얼굴에도 서로 웃는 표정으로 사진을 남겼다.
정찬성은 "자존심이 많이 상한다. 그래도 태권도를 사랑하고 시종일관 예의 바른 어린 친구에게 진심으로 축하의 말을 전한다"고 썼다.
이어 "이번 시합은 이 정도로 만족해야겠다. 이제는 정말 괜찮다. 다들 고맙다"고 했다.
미국 격투기 전문매체 'MMA정키'는 "정찬성이 대단한 사진을 남겼다"며 "이런 스포츠맨십은 특별한 선수들만이 보여줄 수 있다"고 평가했다.
정찬성은 마지막으로 "아직 비행기 탈 몸 상태가 안 된다 해서 며칠 병원에 입원했다가 한국에 들어갈 것"이라며 "부끄럽지만 돌아가서 찾아뵙겠다"고 글을 맺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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