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 7일부터 1위 독주하며 정규시즌 우승·KS에선 SK에 패배
(서울=연합뉴스) 하남직 기자 = 많은 전문가와 대부분의 팬은 '어차피 우승은 두산 베어스'라고 했다.
하지만 2018년 KBO리그 마지막 경기를 치른 11월 12일, 두산 선수단은 SK 와이번스가 한국시리즈(KS) 우승 트로피를 드는 장면을 지켜봐야 했다.
정규시즌을 치른 7개월 동안, 두산은 완벽했다. 하지만 KS가 열린 9일 동안은 정규시즌 2위 SK가 더 강했다.
두산은 7전4승제 SK와의 KS에서 2승 4패로 밀렸고, 2년 연속 KS 준우승에 그쳤다.
두산은 정규시즌에서 1위를 차지한 1995년, 2016년에는 KS에서도 우승 트로피를 손에 넣었다. 두산이 정규시즌에서 우승하고도 통합우승을 달성하지 못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준우승의 충격은 2017년보다 크다. 지난해 두산은 정규시즌을 2위로 마쳐 '도전자'의 위치에서 KS에 돌입했다.
올해는 페넌트레이스 종료를 19일이나 앞둔 9월 25일 일찌감치 정규시즌 1위에 올라 KS 직행 티켓을 손에 넣었다.
2018년 KS는 11월 4일에 열렸다. 두산이 KS를 준비할 시간은 충분했다.
더구나 SK는 넥센 히어로즈와의 플레이오프(PO)에서 5차전까지 혈전을 치렀다.
두산은 웃으면서 PO를 지켜봤다.
하지만 KS에 돌입하면서 웃음기는 사라졌다.
두산은 4일 KS 1차전에서 SK에 3-7로 패했다. 1선발 조쉬 린드블럼을 내세우고도 패해 아쉬움이 더 컸다.
2차전에서 승리했지만, 3차전을 다시 내줬고, 4차전 승리 뒤에는 5차전에서 다시 무릎을 꿇었다.
그리고 "꼭 시리즈를 7차전으로 끌고 가겠다"고 다짐하며 시작한 6차전에서도 4-3으로 앞선 9회초 최정에게 동점포를 얻어맞고, 연장 13회초에 한동민에게 결승 홈런을 허용해 4-5로 역전패했다.
KS를 치르기 전과, 치르는 중에 악재도 있었다. KS를 준비하던 중 두산 우완 불펜 김강률이 아킬레스건을 다쳤다. 김강률은 KS 엔트리에 이름을 올리지 못했다.
두산은 KS에서 선발과 마무리 함덕주 사이를 채울 '확실한 불펜 투수'를 찾는 데 애를 먹었다. 선발 투수를 7회까지 끌고 가다 위기를 맞기도 했다.
마무리 함덕주가 긴 이닝을 던진 2차전과 4차전에서는 두산이 승리했다. 그러나 8회에 돌입하기 전까지, 리드를 지키는 건 쉽지 않았다.
마지막 경기가 된 6차전에서도 함덕주 뒤에 선발 요원 린드블럼을 투입하는 강수를 뒀지만, 끝내 승리를 지키지 못했다.
KS 3차전을 앞두고는 '2018년 홈런왕' 김재환이 옆구리 통증을 호소했다. 김재환은 이후 KS에 나서지 못했다. 김재환이 빠진 두산 중심타선은 무게감이 크게 떨어졌다.
정규시즌에서 0.309의 '팀 타율 신기록'을 작성한 두산 타선은 KS에서는 끝내 터지지 않았다.
여기에 두산이 자랑하는 수비에서도 균열이 일어났다. 두산 야수진은 실책 7개를 범했다.
단기전에서는 만회할 시간도 없었다. 장점을 잃은 두산은 2018년 KS 패자로 남았다.
하지만 많은 이들이 두산을 '2018년 가장 강했던 팀'으로 기억한다.
올해 두산은 10승, 20승, 30승, 40승, 50승, 60승, 70승, 80승 고지를 가장 먼저 밟았다. 90승(93승)에 도달한 팀은 두산뿐이다. 93승은 역대 정규시즌 최다승 타이기록(2016년 두산)이기도 하다.
두산은 정규시즌을 마치며 "4승 더"를 외쳤다. 97승으로 올해를 끝내면 2018년 우승 트로피 두 개를 모두 품에 안을 수 있었다.
그러나 두산의 2018년 승리 시계는 95승에서 멈췄다. 정규시즌에서는 쉽게만 보였던 '2승 추가'가 KS에서는 참 힘겨웠다.
jiks79@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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