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하남직 기자 = 두산 베어스 우완 이용찬(29)이 토종 에이스의 자존심을 살리지 못하고 조기 강판했다.
이용찬은 12일 서울시 잠실구장에서 열린 SK 와이번스와의 2018 신한은행 마이카 KBO 한국시리즈(KS) 6차전에 선발 등판해 1이닝 동안 볼넷 3개를 내주고, 안타 1개를 맞으며 1실점 했다.
두산이 시리즈 전적 2승 3패로 몰려 있는 데다 이용찬의 제구가 크게 흔들린 터라, 김태형 두산 감독은 조기에 투수 교체를 단행했다.
이용찬은 1회초 첫 타자 김강민을 상대할 때부터 직구 제구에 애를 먹었다. 결국 풀 카운트(3볼-2스트라이크)에서 던진 6구째 직구가 볼 판정을 받아 볼넷을 허용했다.
후속타자 한동민에게는 연속해서 볼 4개를 던졌다.
이용찬은 변화구 제구까지 흔들려 최정도 볼넷으로 내보내 무사 만루 위기를 자초했다.
KBO리그 역대 포스트시즌(PS)에서 경기 시작 후 3타자 연속 볼넷을 내준 건, 이용찬이 처음이다. 종전 PS 경기 개시 후 최다 연속 볼넷은 1984년 KS 2차전에서 롯데 선발 안창완 등이 기록한 2볼넷이다.
이용찬은 PS 경기 개시 후 최다 연속 볼넷의 불명예 신기록을 세웠다.
이용찬은 상대 4번타자 제이미 로맥을 유격수 땅볼로 처리하며 첫 아웃 카운트를 잡았다. 이 사이 3루 주자가 홈을 밟았다.
이어진 1사 1, 3루에서는 박정권을 중견수 뜬공으로 처리했다. 타구 비거리가 짧아, SK 3루주자 한동민은 홈을 노리지 못했다.
이용찬은 이재원을 2루 땅볼로 돌려세워 길었던 1회초를 끝냈다.
무사 만루 위기에서 1점만 내준 건 다행이었지만, 안타를 한 개도 맞지 않고 1실점 한 건 아쉬움으로 남았다.
이용찬은 2회초 선두타자 정의윤에게 볼 카운트 3볼-1스트라이크로 몰린 뒤 직구를 던지다 우중간에 떨어지는 2루타를 허용했다.
두산 불펜에서는 이미 이영하가 몸을 풀고 있었다. 김태형 감독은 미련을 두지 않고 이영하를 마운드에 올렸다.
이영하가 후속 타자를 범타 처리한 덕에 이용찬의 실점은 늘지 않았다.
이용찬은 올해 정규시즌에서 15승 3패 평균자책점 3.63으로 맹활약했다. 다승은 공동 2위, 평균자책점은 4위다. 두 부문 모두 규정이닝을 채운 토종 투수 중 가장 좋았다.
그러나 KS에서는 3차전에서 6⅔이닝 7피안타 4실점으로 패전의 멍에를 쓰더니, 6차전에서는 2회도 버티지 못했다.
jiks79@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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