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민 13회 결승포' SK, 두산 꺾고 8년 만의 KS 우승(종합)

입력 2018-11-12 23:55   수정 2018-11-13 00:18

'한동민 13회 결승포' SK, 두산 꺾고 8년 만의 KS 우승(종합)
6차전 5-4 승리로 시리즈 전적 4승 2패…통산 네 번째 KS 정상
힐만 감독, 외국인 사령탑으로는 KBO리그 최초로 KS 우승





(서울=연합뉴스) 배진남 장현구 하남직 신창용 최인영 기자 = 2018년 한국프로야구 최강자는 SK 와이번스였다.
SK는 12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두산 베어스와의 2018 신한은행 마이카 KBO 한국시리즈(7전 4승제) 6차전 방문경기에서 연장 혈투 끝에 13회초 한동민이 두산 투수 유희관으로부터 결승 솔로 홈런포를 뽑아내 5-4로 이겼다.
이로써 SK는 시리즈 전적에서 4승 2패로 두산에 앞서 2010년 이후 8년 만이자 통산 4번째 한국시리즈 우승을 차지했다.
올해 정규시즌에서 2위를 차지하고 5전 3승제 플레이오프에 직행한 SK는 넥센 히어로즈와 5차전까지 치른 끝에 3승 2패의 우위를 점하고 한국시리즈에 진출했다.
이어 정규리그에서 무려 14.5경기나 앞섰던 1위 두산을 무릎 꿇리고 마침내 한국시리즈 챔피언이 됐다.
KBO리그가 단일리그로 치러진 1989년 이후 정규리그 1위가 아닌 팀이 한국시리즈 우승을 차지한 것은 1989년 해태 타이거즈(2위)를 시작으로 1992년 롯데 자이언츠, 2001년과 2015년 두산(이상 3위)에 이어 SK가 5번째다.
올해가 SK와 2년 계약의 마지막 해였던 미국 출신 트레이 힐만(55) 감독은 출범 37년째를 맞이한 KBO리그에서 외국인 사령탑 최초의 한국시리즈 우승이라는 새 역사를 썼다.
가족 일로 이미 SK의 연장 계약 제안을 고사한 힐만 감독은 한국시리즈 우승을 경험한 15번째 사령탑으로 이름을 남기고 '아름다운 이별'을 하게 됐다.



두산은 역대 정규시즌 최다승 타이기록인 93승(51패)을 거둔 압도적 힘을 한국시리즈에서는 보여주지 못한 채 통합 챔피언 꿈을 접었다.
이번 한국시리즈 3차전에서 선발 대결을 벌인 SK 메릴 켈리와 두산 이용찬이 6차전에서 다시 격돌했다.
3차전에서 켈리는 7이닝을 4안타 2실점(비자책)으로 막아 승리투수가 됐다. 반면, 이용찬은 6⅔이닝 동안 4실점 해 패전의 멍에를 썼다.
재대결에서도 상황은 비슷하게 흘렀다.
켈리는 비록 0-3의 리드를 지키지 못한 채 5⅓이닝 동안 2피안타 5사사구 5탈삼진 3실점을 기록하고 물러났지만 5회까지는 안타 하나 맞지 않고 볼넷 2개, 몸에 맞는 공 하나만 허용하는 호투를 펼쳤다.
반면 이용찬은 1이닝 1피안타 3볼넷 1실점의 초라한 기록과 함께 2회 도중 강판당했다.


이용찬은 경기 시작하자마자 제구에 어려움을 겪으며 세 타자 연속 볼넷으로 내보내 무사 만루 위기에 몰렸다. 경기 개시 후 최다 연속타자 볼넷 허용 신기록(종전 2타자)이다.
그런데도 SK는 만족할 만한 결과물을 내지 못했다. 4번 타자 제이미 로맥의 유격수 땅볼로 1루 주자가 2루에서 잡힐 때 3루 주자가 홈을 밟아 선제점을 얻는 데 그쳤다.
SK는 2회초 선두타자 정의윤이 우중간 2루타를 치고 나가 득점 찬스를 잡고 이용찬도 마운드에서 끌어내렸다. 그러나 바뀐 투수 이영하를 상대로 세 타자 모두 맥없이 물러났다.
SK는 4회 2사 후에야 이영하 공략에 성공했다.
정의윤이 좌전안타로 이영하에게서 첫 안타를 뽑자 강승호가 좌월 투런포를 쏴 3-0으로 점수 차를 벌렸다.
이영하의 초구인 시속 140㎞ 슬라이더가 가운데로 몰리자 강승호가 그대로 받아쳐 비거리 115m의 아치를 그렸다.
SK는 4회 무사 1루, 5회 무사 2루에서 더 달아나지 못했으나 켈리 덕에 계속 앞서갈 수 있었다.
하지만 6회 들어 켈리의 구위가 크게 떨어지며 흔들리더니 석 점 차 리드가 한순간에 지워졌다.
켈리는 1사 후 허경민의 몸에 맞는 공을 던진 뒤 폭투로 2루까지 보냈고, 정수빈에게 볼넷을 허용해 주자를 1, 2루에 뒀다.
이어 최주환에게 우선상 2루타를 맞아 첫 실점을 하더니 계속된 1사 2, 3루에서 양의지에게 2타점짜리 깨끗한 중전 적시타를 맞아 3-3 동점을 허용했다.


SK 벤치는 더는 기다리지 않고 좌완 불펜 김태훈을 마운드에 올려 박건우를 3루수 앞 병살타로 요리하고 이닝을 마쳤다.
박치국을 내세워 6회 무사 2루 위기를 넘겼던 두산도 7회초 1사 1루에서 왼손 마무리투수 함덕주를 일찌감치 투입하며 승부수를 띄웠다.
SK는 8회초 2사 1, 2루에서 김성현의 중전안타가 터졌지만 2루 주자 김재현이 홈에서 태그아웃당해 승부를 가를 기회를 놓쳤다.
최초 세이프가 선언됐으나 비디오 판독에서 헤드 퍼스트 슬라이딩한 김재현의 손이 홈 플레이트에 닿기 전 두산 포수 양의지의 미트에 김재현의 발이 스친 것으로 나타나 판정이 뒤집어졌다.
위기를 넘긴 두산은 바로 8회말 찬스를 잡았다. 1사 후 정수빈이 볼넷으로 문을 열자 최주환이 중견수 쪽 안타로 주자 1, 3루 상황을 맞았다.
이어 양의지가 바뀐 투수 정영일을 상대로 중견수 방면으로 뜬 공을 날려 정수빈을 홈에 불러들였다.




두산은 9회초 조쉬 린드블럼을 마운드에 올려 경기를 마무리하려 했다.
린드블럼은 김강민과 한동민을 거푸 헛스윙 삼진으로 돌려세워 승리까지 아웃 카운트 하나만을 남겨뒀다.
하지만 패색이 짙던 SK에는 최정이 있었다. 전날까지 타율 0.077에 머무는 등 한국시리즈 내내 부진했던 최정은 이날도 앞선 네 번의 타석에서 볼넷 두 개를 얻는 데 그쳤다, 하지만 이번에는 린드블럼의 포크볼을 받아쳐 좌월 솔로 아치를 그리고 다시 승부를 원점으로 돌렸고, 결국 승부를 연장전까지 끌고 갔다.
두산은 10회말 2사 1, 2루에서 조수행이 삼진을 당하고 SK는 11회초 볼넷 3개로 만든 2사 만루에서 제이미 로맥이 2루수 뜬공으로 물러나는 등 경기를 끝낼 기회를 날렸다.


두산은 11회말에도 오재원, 김재호의 연속 안타로 2사 1, 3루 찬스를 잡았지만 류지혁이 2루수 땅볼로 잡혔다.
결국 승부가 갈린 것은 13회초였다.
한동민이 2사 주자없는 상황에서 가운데로 밋밋하게 들어온 두산 투수 유희관의 시속 129㎞ 속구를 받아쳐 우중간 펜스를 넘기고 승부를 갈랐다.
왼손 에이스 김광현은 13회말 마운드에 올라 삼진 2개를 포함한 삼자범퇴로 리드를 지키고 SK의 우승을 결정지었다.
hosu1@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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