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열하고도 처절했던 6차전, 결국 불펜싸움에서 갈렸다

입력 2018-11-13 00:23   수정 2018-11-13 10:46

치열하고도 처절했던 6차전, 결국 불펜싸움에서 갈렸다
김태훈·정영일 SK 불펜, 두산 불펜 압도
블론세이브 린드블럼, 우승 마무리 김광현도 명암



(서울=연합뉴스) 천병혁 기자 = 연장 13회, 5시간 7분의 치열했던 승부는 결국 불펜에서 운명이 갈렸다.
12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SK 와이번스와 두산 베어스의 2018 한국시리즈 6차전은 양 팀의 처절한 끝장 승부였다.
SK는 3승 2패로 앞서고 있었지만, 시리즈를 끝내겠다는 각오였고 벼랑에 몰린 두산은 더이상 물러설 곳도 없었다.
용병 에이스 메릴 켈리가 선발로 나선 SK는 연장 13회 팀의 간판투수 김광현을 마무리로 투입하는 등 7명의 투수를 동원했다.
두산의 마운드 운용은 처절했다.
선발 이용찬이 초반 제구력 난조를 보이자 2회부터 이영하를 투입한 데 이어 6회 박치국, 7회에는 마무리 함덕주, 9회 조쉬 린드블럼 등 9명의 투수를 몽땅 투입했다.
불펜에서 던질 수 있는 투수는 총동원했다.
0-3으로 끌려가던 두산은 6회말 사사구 2개에 이어 최주환의 2루타와 양의지의 2타점 적시타가 터져 3-3 동점을 만들었다.
8회에는 1사 1,3루에서 양의지가 큼직한 희생플라이로 역전 타점을 올려 승부를 7차전을 몰고 가는 듯했다.
두산은 4-3으로 승기를 잡은 9회초에는 7차전 선발투수로 예상된 린드블럼을 투입해 승부를 매조지려 했다.
내일이 없는 두산 입장에서는 당연한 수순일 수도 있다.
두산 팬들의 뜨거운 함성 속에 등판한 린드블럼은 김강민과 한동민을 연속 삼진으로 돌려세웠다.
그러나 2사 후 최정에게 통한의 동점 홈런을 두들겨 맞고 말았다.
볼카운트 2-2에서 몸쪽으로 던진 131㎞짜리 포크볼이 '쾅' 하며 최정의 방망이에 얹힌 순간 린드블럼은 마운드에 주저앉고 말았다.


결국 연장으로 접어든 승부는 13회에 끝이 났다.
불펜이 바닥난 두산은 13회초 유희관을 마운드에 올렸다.
유희관은 첫 두 타자를 범타로 처리했으나 한동민에게 초구를 던졌다가 벼락같은 결승홈런을 맞고 말았다.
포스트시즌에서 풍부한 경험을 쌓은 유희관이지만 구위가 떨어진 올 한국시리즈에서는 첫 등판이었다.
결국 두산 벤치는 연장 13회 불펜이 바닥나자 유희관을 올린 셈이다.
올시즌 두산은 평균자책점 1위를 차지한 린드블럼과 다승왕 세스 후랭코프 '원투 펀치'가 10개구단 최강으로 평가됐지만 허약한 불펜은 유일한 약점이었다.
더욱이 한국시리즈를 앞두고 불펜의 큰 축인 김강률이 아킬레스건 부상으로 제외된 것은 치명상이 됐다.
간판타자 김재환마저 옆구리 부상으로 이탈해 공격력이 크게 약화한 점도 불펜의 부하를 더했다.
정규시즌에서 14.5게임 차로 압도적인 1위를 차지했던 두산은 가을야구에서 끝내 불펜의 약점을 극복하지 못하고 눈물을 쏟고 말았다.

shoeless@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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