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우디 주도 아랍동맹군, 국제사회 휴전 압박 무시 공습 계속
(서울=연합뉴스 ) 이동경 기자 = 중동 아라비아반도 남서쪽에 있는 예멘에서 벌어지고 있는 내전으로 하루 동안 150여명이 사망했다고 AFP, 로이터통신 등이 12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사우디아라비아가 주도하는 아랍동맹군은 후티 반군의 물류거점인 남서부 항구도시 호데이다에 맹폭을 가했다고 외신들은 전했다.
호데이다의 병원들에 따르면 7명의 민간인과 111명의 후티 반군, 32명의 예멘 정부군이 지난 밤사이 숨졌다.
아랍동맹군은 지난 3일부터 호데이다에 200여차례의 폭격을 가해 호데이다 중심부로 향하는 진로를 확보, 시내에서 수 km 떨어진 동부 민간인 거주 지역까지 진출했다.
반군이 이 지역 건물 옥상 곳곳에 저격병을 배치한 가운데 시가전에 따른 민간인 피해 등이 우려되고 있다.
특히 호데이다의 알타우라 공립병원이 인접한 곳에서 지난 11일 30여분간 폭격이 가해지자 수백명의 환자와 병원 의료진이 혼비백산해 탈출하는 등 아수라장이 됐다고 국제앰네스티 측이 전했다.
사우디가 지원하는 수니파 예멘 정부군과 이란이 지원하는 시아파 후티 반군 사이에 2015년부터 벌어진 내전에 따른 사망자는 현재까지 1만 명에 육박한다.
사우디는 이란과 관계가 깊은 예멘 반군이 2014년 9월 수도 사나를 점령한 뒤 남하하자 이를 막으려고 2015년 3월 군사적으로 개입해, 내전을 본격화했다.
최근 사우디 언론인 자말 카슈끄지 피살 사건의 배후가 사우디 왕실이라는 의혹이 일고 있는 가운데 국제사회가 휴전을 압박하는 한목소리를 내지만 사우디는 이에 아랑곳하지 않는 모양새다.
제러미 헌트 영국 외무장관은 휴전을 촉구하기 위해 이날 사우디를 방문해 살만 빈 압둘아지즈 국왕과 모함마드 빈 살만 왕세자를 만난 뒤, 동맹군의 한 축인 아랍에미리트(UAE)로 향했다.
제임스 매티스 미국 국방장관과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이 지난달 말 사우디에 휴전을 압박한 데 이어 유엔을 포함한 독일과, 노르웨이 등 유럽 국가 다수가 내전의 종식을 잇따라 촉구했다.
한편, 미국은 지난 4년간 아랍동맹군을 계속 지원하고 있지만 공중 급유 지원은 중단할 계획이라고 10일 밝혔다고 AFP가 전했다.
사우디가 호데이다에 대한 공격 수위를 높이는 이유는 추후 평화협상에서 유리한 고지를 선점하기 위한 전략이라는 관측도 있다.
사우디는 호데이다항을 통해 이란이 후티 반군에 무기를 공급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로이터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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