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치사율 100%' 돼지열병 창궐…빅데이터로 검역 강화

입력 2018-11-13 11:00  

중국 '치사율 100%' 돼지열병 창궐…빅데이터로 검역 강화
한·중·일 공동협력체계 구축…역학조사 공유·백신 개발 협의


(서울=연합뉴스) 이태수 기자 = 최근 중국에서 돼지에게 치명적인 아프리카돼지열병(African Swine Fever·ASF)이 창궐하며 좀처럼 잦아들 기미가 보이지 않자 우리 축산 당국이 검역을 강화하는 등 만일의 사태에 대비하고 나섰다.
농림축산식품부는 빅데이터를 활용해 위험 항공노선을 추려 이를 대상으로 검역을 강화한다고 13일 밝혔다.
농식품부는 "이날 현재 중국에서는 아프리카돼지열병이 총 55건 발생했다"며 "최근 중국에서 아프리카돼지열병이 지속해서 퍼지고, 돈육가공품에서 바이러스 유전자가 검출된 점으로 미뤄볼 때 중국의 발생 상황은 심각한 것으로 판단된다"고 우려했다.
그러면서 "중국에서 아프리카돼지열병이 급속하게 전파한 원인은 감염 돼지 혈액 원료로 사용한 사료 공급, 감염 돼지의 불법 유통, 병든 돼지 도축 후 가공장에 판매, 도축검사 부실 등으로 분석된다"고 덧붙였다.
아프리카돼지열병은 돼지에서 생기는 바이러스성 출혈성 열성 전염병이다. 주로 감염된 돼지나 그 고기·분비물 등에 의해 직접 전파되거나, 음수통·사료통 등을 통해 간접 전파된다.
특히 아직 치료제나 백신이 개발돼 있지 않고, 발병 시 치사율이 100%에 이르기 때문에 국내 발생 시 양돈산업에 큰 피해를 줄 수밖에 없다.
농식품부는 이에 따라 항공노선을 대상으로 빅데이터 위험도 분석을 벌여 휴대축산물 불합격 실적이 많은 위험 노선에는 검역 탐지견을 확대 투입하고, 엑스레이 검사 등을 강화한다.
또 여행사·한국관광통역안내사협회 등과 협조해 외국인 여행객이 휴대축산물을 국내에 반입하지 않도록 사전 교육·홍보를 이어나간다.
특히 고용노동부·산업인력관리공단과 협조해 축산업 관련 시설에 종사하는 외국인 근로자 이외에 국내 전체 외국인 근로자를 대상으로 자국 축산물 반입을 하지 않도록 교육·홍보를 벌인다.
농식품부는 "식약처와 협조해 외국인 밀집 지역의 식품판매점과 인터넷 공간을 대상으로 수입금지 축산물 유통·판매를 단속해 불법 유통 수입축산물을 원천 차단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농식품부는 특히 아프리카돼지열병 같은 국경을 넘나드는 동물 질병의 특성상 사전에 차단하고자 한·중·일 세 나라 간 공동협력체계를 구축해 대응하기로 했다.
한·중·일 세 나라는 10일 중국에서 열린 제3차 한·중·일 농업장관회의를 통해 '한·중·일 초국경 동물 질병 대응 협력 운영위원회'를 통해 방역실무 관계자들이 정기적으로 만나 질병 발생·역학조사 공유, 바이러스와 기타물질에 대한 교류, 진단법과 백신의 연구개발 등을 협의하기로 했다.
농식품부는 이를 위해 주중대한민국대사관·영사관과 협조 체계를 강화하고, 23일에는 해당 농무관과 영사를 초청해 중국 현지 정보 파악과 국내 대응방안 등을 논의할 계획이다.
한편, 농식품부는 남은 음식물을 돼지에게 주는 농가를 대상으로 지도·점검을 강화하고, 폐업하게 하거나 배합사료 급여로 전환을 유도한다.
현재 남은 음식물을 급여하는 농가는 전국에서 281곳으로 집계됐다. 당국은 관련 신고제를 허가제로 전환하는 법률 개정도 검토하기로 했다.
또 환경부와 협조해 야생멧돼지 개체 수를 조절하고자 수렵장·피해방지단 운영 방식을 개선하고, 포획 틀 지원사업을 확대한다.
농식품부는 "농협 공동방제단 소독 차량 540대와 지자체 보유 소독 차량 320대를 총동원해 남은 음식물 급여 농가 등 위험 농가를 집중적으로 소독한다"며 "소독 차량 확성기를 이용해 한국어와 중국어로 아프리카돼지열병·구제역 차단 방역 홍보 안내방송을 할 것"이라고 전했다.
tsl@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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