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식 안 맞아 9㎏ 빠진 산체스, 맞춤 식사로 원기 회복
(서울=연합뉴스) 천병혁 기자 = '안심 1개 + 샌드위치 완제 1개', '바비큐립 1봉 + 닭가슴살 볶음밥'….
지난 10월 강화도에 위치한 SK 와이번스의 2군 숙소인 'SK 드림파크' 식당에 적힌 메뉴다.
이 메뉴는 2군 선수 모두에게 제공되는 것이 아니라 매운 한국 음식에 적응하지 못해 배를 곯고 있던 외국인 투수 앙헬 산체스(29)를 위한 맞춤형 식단이었다.
올해 KBO리그에 데뷔한 산체스는 정규시즌에서 8승 8패 1홀드 평균자책점 4.89에 그쳤다.
전반기에는 불같은 강속구를 앞세워 7승 3패 1홀드 평균자책점 3.42로 활약했으나 후반기 들어 갑자기 부진에 빠지며 1승 5패 평균자책점 8.78로 무너졌다.
산체스가 시즌 중반 이후 급격한 부진에 빠진 이유는 음식 탓이었다.
그는 플레이오프 기간 인터뷰에서 "정규시즌 때 한국 음식이 맞지 않아서 몸무게가 많이 빠졌다"고 말했다.
도미니카공화국 출신인 그는 "한국 음식을 싫어하는 게 아니라 매운 음식을 먹는 게 힘들었다"며 체중이 원래 89㎏에서 80㎏까지 빠졌다고 전했다.
체중 저하로 마운드에서 힘을 쓰지 못한 산체스는 결국 9월 23일 1군 엔트리에서 제외됐다.
이후 산체스가 향한 곳은 강화도의 2군 숙소였다.
2군 숙소에서는 산체스를 위해 매일 맞춤형 식단을 제공했다.
입맛이 되살아나며 체력을 회복한 산체스는 시즌 막바지인 10월 13일 1군에 복귀했다.
포스트시즌이 시작되자 선발에서 중간계투로 보직을 변경한 산체스는 눈부신 활약을 펼쳤다.
150㎞를 상회하는 강속구를 뿌리며 SK 불펜의 핵으로 등장한 그는 넥센 히어로즈와 플레이오프에서 3경기에 등판해 3⅓이닝 동안 단 1개의 안타도 허용하지 않고 무실점 피칭을 했다.
두산 베어스와 한국시리즈에서는 3경기에서 4이닝을 던지며 6안타로 2실점했다.
4차전 8회초 정수빈에게 역전 2점홈런을 맞아 패전투수가 되긴 했으나 한국시리즈에서도 산체스는 빼놓을 수 없는 SK 불펜의 주축 투수였다.
산체스는 포스트시즌 홈경기때는 집에서 직접 음식을 해 먹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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