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려견 입냄새, 가볍게 넘겨선 안돼…박테리아가 장기손상 유발할 수도"
(서울=연합뉴스) 김남권 기자 = 반려견에게서 입 냄새가 날 때, 자신이 쓰던 치약을 꺼내 이빨을 닦아주는 견주들이 있다.
그러나 사람이 쓰는 치약에 들어있는 불소와 가끔씩 그 치약들에 포함된 인공감미료 자일리톨 성분은 개가 삼킬 경우 유해한 만큼 개에게 쓰는 것은 피해야 한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12일(현지시간) 영국 일간 텔레그래프 보도에 따르면 영국 왕립동물학대방지협회(RSPCA)가 2천명의 견주를 설문 조사한 결과, 약 8%에 달하는 견주들이 개의 입 냄새를 줄이기 위해 사람이 쓰는 치약과 칫솔로 개의 이빨을 닦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가축 독극물 정보 서비스'의 책임자인 니콜라 로빈슨 박사는 개가 불소를 조금만 먹더라도 혈중 칼슘이 감소하고 칼륨 수치가 높아져 설사와 구토를 할 수 있다고 말했다.
특히 어떤 치약들에 함유된 자일리톨 성분은 삼킨 뒤 제대로 치료받지 않을 경우 개를 자칫 죽음에 이르게 할 정도로 훨씬 심각한 위험 요소라는 게 로빈슨 박사의 설명이다.
영국 애견협회는 개 전용 치약·칫솔 사용을 추천했다. 양치질 대신 '먹는 치약'이나 치아 건강을 위한 맞춤형 먹이도 대안이 될 수 있다고 밝혔다.
전문가들은 이와 함께 견주가 반려견의 입 냄새를 가볍게 여겨서는 안 된다고 조언했다.
설문 조사 결과 견주들 절반 이상은 개의 입 냄새를 치아 건강이 나빠지는 증상이 아닌 일상적인 일로 인식했다. 응답자의 약 20%만이 개의 입 냄새를 건강 악화와 연관 지었다.
그러나 런던의 저명한 수의사인 로드니 재스먼은 "많은 견주가 기르는 개들의 치아 건강을 살피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 인식하지 못하고 있다"면서 "박테리아가 치아와 잇몸에서 몸속으로 퍼져 신장, 간, 심장에 해를 끼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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