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에 빠진 토끼', 펜스 부통령 가족 그림책 패러디…미국서 100만부 팔려
(서울=연합뉴스) 임미나 기자 = 토끼들의 이야기에 빗대 동성 결혼과 성 소수자 권리를 옹호하는 내용을 그린 미국 그림책이 국내 출간됐다. 책 제목은 '사랑에 빠진 토끼'(원제 'A Day in the life of Marlon Bundo').
13일 출판사 비룡소에 따르면 이 책은 성 소수자 권리를 인정하지 않는 마이크 펜스 부통령을 풍자하기 위해 미국 유명 시사 풍자 쇼 '래스트 위크 투나잇'(Last Week Tonight) 진행자 존 올리버와 같은 팀 방송작가 질 트위스가 펜스 부통령 가족이 낸 그림책을 패러디해 펴낸 책이다.
지난 3월 출간되자마자 아마존과 뉴욕타임스 베스트셀러 1위에 오르며 화제를 모았고, 올 한 해 미국에서만 100만부 넘게 팔려나갔다.
풍자 대상이 된 책은 펜스 부통령의 아내와 딸이 함께 지은 그림책 '미국 부통령의 토끼 말런 분도의 하루'(Marlon Bundo's Day in the Life of the Vice President)다. 펜스 부통령 가족이 기르는 토끼 '말런 분도'의 하루를 그린 책이다.
이를 패러디한 그림책 '사랑에 빠진 토끼'는 동성 토끼 커플이 사랑에 빠져 결혼하려는 이야기를 통해 성 소수자 권리와 새로운 가족 형태를 존중하자는 메시지를 전한다.
넓은 정원에서 혼자 외롭게 지내던 토끼 말런 분도는 우연히 갈색 토끼 웨슬리를 만나 푹 빠지게 된다. 둘은 결혼을 결심하고 모든 동물 친구에게 선언하는데, '수컷끼리는 결혼할 수 없다'는 두목 벌레 '구린내 킁킁이'의 강력한 제지를 받는다. 동물 친구들은 자기 관점을 강요하는 두목을 대신해 새로운 대표를 뽑는 방안을 모색한다.
뉴욕타임스는 "성 소수자 권리를 인정하지 않는 마이크 펜스에게 신랄하고도 강력한 한 방을 날리는 그림책"이라고 평했다.
비룡소는 "이 그림책은 세상에 어떤 화두를 던지고, 세상에 또 다른 관점이 존재한다는 것을 알려준다. 국내에서도 퀴어 축제 등의 이슈에 대해 여러 찬반 논란이 있고, 화두가 된다. 국내 독자들도 이 그림책을 하나의 매개체로 삼아 나와 다를 수 있는 존재, 소수자, 낯설지만 늘 우리와 함께 있는 존재들에 대해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다. 그런 징검다리가 바로 책의 의무이자 역할이며, 그런 점에서 이 그림책은 그 역할을 훌륭히 수행한다"고 소개했다.
min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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