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 주류 광고·접근 규제 한국보다 훨씬 강력
정부, 음주폐해 예방정책 2020년 실행 목표로 추진
(서울=연합뉴스) 신재우 기자 = 노르웨이에서는 어떤 종류의 주류 광고도 허용되지 않고, 캐나다에서는 공원에서 술에 취해 휘청거리기만 해도 경찰이 영장없이 체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정부가 무분별한 음주로 인한 폐해를 예방하기 위해 주류 광고에서 광고모델이 술을 직접 마시는 장면을 금지하는 등의 '음주폐해예방 실행계획'을 발표했지만, 선진국보다는 강도가 약한 편이다.
14일 보건복지부와 세계보건기구(WHO) 등에 따르면, 전 세계 39∼56%의 국가가 주류 관련 방송 광고를 금지하거나 경품행사 또는 공모전 등 마케팅 활동을 제한하고 있다.
프랑스는 알코올 광고 규제법인 '에뱅법'을 제정해 TV에서의 모든 주류 광고를 금지했다. 주류 광고는 인쇄매체와 포스터, 가판대, 시장, 배달트럭, 청소년·스포츠 관련 사이트 외 인터넷에서만 제한적으로 허용한다.
광고는 술 자체의 색상, 맛, 향기, 생산지역, 도수 등 정보만 노출할 수 있고, 술을 마시는 사람이나 술을 마시는 분위기를 담아서는 안 된다.
노르웨이는 주류 광고를 전면 금지했고, 스웨덴은 TV와 라디오에서의 주류 광고를 전면 금지하고 있다.
러시아는 알코올 도수 5% 이상 주류 광고를 인쇄매체에서만 허용하고 있고, 영국은 방송광고·비방송광고·주류작명·포장·판촉활동에 관한 규약을 통해 주류 광고 내용을 세부적으로 통제한다. 또 수용하기 힘든 마케팅이 진행된 경우에는 해당 주류를 시장에서 퇴출하는 방안도 논의 중이다.
술에 대한 접근을 규제하는 정책이 우리나라보다 훨씬 강력한 나라도 많다.
캐나다의 대부분 주정부는 주류 판매가 허용된 음식점, 라운지 등에서만 술을 마실 수 있다. 그 외의 공공장소에서는 주류 사용과 소비가 엄격히 금지된다.
일례로 브리티시 컬럼비아주에서는 술에 취한 사람이 공공장소에 나타나면 경찰이 영장 없이 체포할 수 있다. 앨버타주의 경우 공공장소에서 술을 마시면 보통 1만 캐나다달러 이하의 벌금형이나 6개월 이하의 징역형을 받게 된다.
미국은 대부분의 주에서 21세 이하의 주류 구매·보유, 음주를 금지하고 있다. 뉴욕주에서는 주류개봉금지법이 있어 개봉한 술병을 공공장소에서 남의 눈에 띄게 들고 다니면 불법이다. 위반 시 벌금 1천달러 또는 6개월 이하의 징역형에 처할 수 있다. 호주의 대부분 주도 조례를 통해 공원에서 취한 모습으로 휘청거리면 경찰이 격리할 수 있게 했고, 싱가포르는 오후 10시 30분부터 다음날 오전 7시까지를 음주 금지시간으로 정하고, 이를 위반하면 벌금이나 징역형으로 처벌한다.
영국은 18세 이상의 성인이 공공장소에서 술을 마실 수 있지만 취할 경우 경찰이 술을 압수할 수 있고, 타인을 불쾌하게 하는 행동을 하면 최대 500파운드 벌금을 매기거나 체포한다.
보건복지부는 전날 음주폐해 예방 실행계획을 발표했다. 법 개정을 통해 이르면 2020년부터 광고에서 모델이 술을 직접 마시는 장면이나 소리를 통해 음주를 유도하거나 자극하는 표현을 할 수 없게 하기로 했다.
또 공공기관과 의료기관, 아동·청소년 이용기관을 법적으로 '금주구역'으로 지정해 지방자치단체가 음주자를 단속할 수 있는 길을 열어주기로 했다.
이번 대책은 선진국과 비교하면 강도가 약하지만, 음주에 관대한 사회 분위기 때문에 법 개정은 여론의 반발에 부딪힐 가능성이 있다. 정부는 앞서 2012년과 2015년에도 금주구역 지정을 추진했지만 뜻을 이루지 못했다.
홍정익 복지부 정신건강정책과장은 "공공장소 음주로 인한 피해 경험들이 있어 음주 제한에 대한 국민 지지가 높다"며 "국회에서도 법 개정 필요성을 언급하고 있어 규제는 강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withwit@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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