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요일이 데드라인…넘길 경우 이달 중 EU 정상회의 개최 어려워져
(런던=연합뉴스) 박대한 특파원 = 영국과 유럽연합(EU) 간 브렉시트(Brexit) 협상 합의 여부가 오는 14일(현지시간)까지 판가름날 것으로 전망된다.
이날까지 협상 합의가 이뤄지지 않으면 이달 중 EU 특별 정상회의 개최는 물 건너가게 되면서 이른바 '노 딜'(no deal) 브렉시트 우려가 현실화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사실상 부총리 역할을 맡고 있는 데이비드 리딩턴 영국 국무조정실장은 13일 내각회의 참석 전 BBC 라디오 프로그램에 출연, 브렉시트 협상 합의가 "거의 손에 닿을만한 거리에 있다"고 밝혔다.
테리사 메이 총리는 이날 내각회의에서 각료들에게 브렉시트 협상 진전상황을 설명할 예정이다.
리딩턴 국무조정실장은 "미해결된 주요 이슈는 얼마 되지 않기 때문에 낙관적이다"라고 덧붙였다.
그는 브렉시트 협상 합의가 24∼48시간 내 이뤄질 가능성을 묻자 "가능하지만, 완전히 확실한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리딩턴 국무조정실장은 메이 총리의 브렉시트 수석 보좌관인 올리 로빈슨이 전날 미셸 바르니에 EU 측 협상 수석대표와 만나 밤늦게까지 협상을 진행해 진전을 이뤘다고 설명했다.
메이 총리 역시 전날 열린 연례 런던 시장 만찬에서 브렉시트 협상이 "대단히 힘들었지만 최종단계(endgame)에 들어섰다"고 말했다.
메이 총리는 오는 25일 브렉시트 협상 합의 승인을 위한 EU 특별 정상회의가 열릴 수 있다는 기대를 버리지 않고 있다.
만약 14일까지 협상 돌파구가 마련되지 못하면 이달 특별 정상회의 개최는 사실상 불가능하다.
12월 EU 정상회의가 예정돼 있지만, 이 경우에는 크리스마스 이전에 의회 승인을 받는다는 메이 총리의 계획도 틀어질 가능성이 크다.
이와 관련해 도미니크 랍 영국 브렉시트부 장관은 만약 협상에서 진전이 없다면 '노 딜'에 대비한 '컨틴전시 플랜' 가동을 시작할 것이라고 주변에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협상 합의의 가장 큰 장애물은 영국의 관세동맹 탈퇴를 결정하는 방식에 있다.
양측은 북아일랜드와 아일랜드 간 '하드 보더'(Hard Border·국경 통과 시 통행과 통관 절차를 엄격히 적용하는 것)를 피하기 위해 미래 관계 합의에 이르지 못할 경우 영국 전체를 당분간 EU 관세동맹에 잔류하도록 하는 방향에 의견 접근을 이뤘다.
경제 일간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영국은 관세동맹 잔류는 일시적이어야 하는 만큼 영국이 원할 경우 여기서 벗어날 수 있는 조항을 협정에 넣는 것을 원하고 있다.
리엄 폭스 영국 국제통상부 장관 등 유럽회의론자 각료들은 전날 저녁 폭스 장관의 집무실에서 만나 영국이 관세동맹에서 나갈 수 있는 권리를 반드시 확보하기 위한 전략을 논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반면 EU는 영국이 '일방적으로' 관세동맹에서 빠져나갈 수는 없으며, 관세동맹 잔류 종료 여부는 공동의 논의 기구를 만들어 여기서 결정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공동의 논의 기구에서 합의하지 못하면 유럽사법재판소(ECJ)가 최종 권한을 가져야 한다는 EU 측 입장에도 영국은 극구 반대하고 있다.
FT는 브렉시트 지지 각료 중 일부는 영국을 EU 관세동맹에 갇히게 하는 브렉시트 합의보다는 차라리 '노 딜' 브렉시트가 낫다는 입장을 보인다고 전했다.
pdhis959@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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