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군 호위 붙여 키프로스 해역서 자원 탐사 계속할 것"
(이스탄불=연합뉴스) 하채림 특파원 = 키프로스 해역을 비롯한 동(東)지중해의 자원을 놓고 그리스·키프로스공화국과 터키의 갈등이 깊어질 것으로 보인다.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은 12일(현지시간) 파리를 방문했다가 귀국하는 기내에서 취재진에 "해군의 호위를 붙여 키프로스 해역에서 자원 탐사를 계속할 것"이라고 밝혔다고 일간 휘리예트 등 터키 언론이 전했다.
에르도안 대통령은 "키프로스의 재산은 키프로스 주민의 것으로, 그 원칙에 따라 배분돼야 한다"면서, "동지중해 자원 배분에 관한 합의를 추진할 때 터키계 키프로스가 반드시 참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그리스계 키프로스공화국(남키프로스)의 자원 개발에 서방 에너지 기업이 참여한 것을 거론하며, 이해당사자인 서방이 갈등에 개입하는 것은 '이해 상충'(Conflict of Interest) 문제가 생긴다고 지적했다.
에르도안 대통령은 "미국 엑손모빌과 그리스계 키프로스가 합작 사업을 하고 있다"면서 "미국은 이 문제와 관련, '이 해역에 들어오지 말라'는 듯한 태도를 보이는데, 우리는 (키프로스) 북쪽에서 이미 탐사를 시작했다"고 말했다.
에게해 영유권을 놓고 갈등을 빚는 터키와 그리스는 최근 동지중해 자원 개발을 놓고도 대립하고 있다.
지난달 중순 양국 군함이 키프로스 부근 해역에서 대치하며 신경전을 벌였다.
1960년 영국으로부터 독립한 섬나라 키프로스는 그리스계와 튀르크계가 충돌하며 혼란을 겪었다. 1974년 그리스와 가까운 장교들이 쿠데타를 일으키자 터키군이 키프로스섬을 침공해 북부를 점령, 나라가 둘로 쪼개졌다. 남쪽 키프로스공화국이 국제법적으로 인정받는 정식 국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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