싱가포르 방문…"미중 무역협상, 모두 수용가능한 해법 도출 희망"
(베이징=연합뉴스) 김윤구 특파원 = 리커창(李克强) 중국 총리는 13일 "(중국 경제가) 하방압력을 받고 있지만, 대규모 부양책에 의지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싱가포르를 공식 방문 중인 리 총리는 한 강연을 통해 이같이 말하면서 중국이 부양책 대신 개혁을 통해 둔화하는 경제에 활력을 불어넣을 수 있다고 밝혔다고 AP통신이 보도했다.
그는 구체적 방안으로 회사 설립이나 세금 관련 절차를 간소화하는 것과 같은 정책 조정을 예로 들었다.
리 총리는 미·중 무역전쟁을 의식한 듯 중국 정부가 특허와 다른 지식재산권을 침해하거나 기타 부정행위를 하는 기업을 엄중히 단속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중국은 개방을 중단하지 않을 것"이라면서 "문은 더 활짝 열릴 것이며 개혁은 계속될 것이다. 개혁과 개방은 중국을 오늘 이 자리에 있게 했다"고 말했다.
그는 미·중 무역전쟁과 관련, 양국의 타협을 희망했다.
리 총리는 "(무역) 협상이 상호 존중과 평등, 호혜, 신뢰의 바탕에서 이뤄져 양측이 모두 받아들일 수 있는 해법이 나오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그는 "오늘날 세계 모든 나라는 같은 산업 사슬로 이어져 있으며 중국과 미국은 이 사슬의 중요한 부분이다. 사슬이 끊기는 것을 바라는 사람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한 "중국은 언제나 자유무역을 지지했다"면서 "자유무역 없이는 공정하고 공평한 무역도 없다"고 강조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이달 말 아르헨티나에서 열리는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기간에 따로 만나 통상 문제 등 양국 현안을 논의할 예정이다.
한편 중국이 주도하는 '역내 포괄적 경제동반자 협정'(RCEP)은 예정보다 늦어져 내년에나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사이먼 버밍엄 호주 무역장관은 이날 싱가포르에서 기자들에게 "호주가 원하는 의미 있는 시장 접근을 얻을 수 있게 하도록 하려면 (협정 체결이) 더 오래 걸릴 것"이라고 말했으며 리 총리도 강연에서 RCEP 협상이 내년에 마무리되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중국은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에 대항해 동남아시아국가연합(아세안) 10개국과 한·중·일, 호주, 뉴질랜드, 인도 등 16개국이 참여하는 RCEP를 추진하고 있다.
TPP는 미국의 버락 오바마 전 행정부가 일본과 함께 주도했지만 트럼프 행정부는 이 협정에서 탈퇴했다. 현재 TPP 가입국은 11개국이다.
리 총리는 또 아세안 회원국과의 남중국해 행동준칙 협상이 3년 안에 끝나기를 희망했다.
그는 전날 싱가포르를 공식 방문해 리셴룽 싱가포르 총리와 회담했다. 싱가포르 방문 기간인 16일까지 중국·아세안 정상회의, 아세안+3(한중일) 회의, 동아시아 정상회의 등에 참석한다.
yki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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