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박성진 기자 = 신격호(96) 롯데그룹 명예회장이 서울 잠실 롯데월드타워를 떠나 소공동 롯데호텔서울로 거주지를 다시 옮겨야 하게 됐다.
14일 법조계 등에 따르면 서울가정법원 가사20단독 장은영 판사는 최근 신 명예회장의 거처를 소공동 롯데호텔서울로 다시 이전하도록 결정했다.
1990년대부터 신 명예회장이 거주지로 사용해온 소공동 롯데호텔서울 신관(현 이규제큐티브타워)의 개보수 공사가 지난해 7월 시작되자 신 명예회장의 거처를 두고 신 명예회장 장남인 신동주 전 일본 롯데홀딩스 부회장과 롯데그룹은 분쟁을 벌였다.
이에 신 명예회장의 한정후견을 담당하는 사단법인 선은 가정법원에 신 회장의 거처를 직권으로 결정해달라고 요청했다.
가정법원은 거주지 후보로 꼽힌 장소들을 현장검증한 후 지난해 10월 신 명예회장의 거처를 잠실 롯데월드타워로 옮기라고 결정했다.
이후 신 명예회장은 올해 1월 롯데월드타워 레지던스 49층으로 이전해 생활해 왔다.
그러나 호텔 리모델링이 끝남에 따라 신 명예회장의 거주지를 둘러싸고 후견인 및 가족 간 이견이 발생하자, 지난 8월 사단법인 선이 신 명예회장이 롯데월드타워에 계속 머무르고자 하는 필요성을 심리하는 심문기일을 신청했다.
가정법원은 지난해 10월 임시거주지 결정 시 롯데호텔서울 신관의 리모델링 공사가 끝나면 다시 신관으로 이전하도록 명했던 만큼, 앞선 결정을 번복할만한 특별한 사유가 없으므로 원결정을 유지해 돌아가야 한다고 이번에 결정했다.
앞서 지난달 법원의 현장검증 당시 신 명예회장과 부인인 시게미쓰 하츠코(重光初子) 여사는 롯데월드타워 내 거주지 상황에 만족하며 계속 머무르기를 원한다는 입장을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롯데그룹 역시 신 명예회장의 평생 숙원사업이었던 롯데월드타워에 신 명예회장이 살기를 희망했다.
신 명예회장은 롯데월드타워 레지던스로 거주지를 옮긴 이후 안정적인 상태를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신 명예회장은 현재 그룹 경영에 대해 보고를 정기적으로 받고 있으며, 건강에도 큰 문제 없이 좋은 상태를 유지하고 있다고 한다.
롯데그룹 관계자는 "평온하게 잘 지내고 있는 고령인 명예회장의 거소를 특별한 이유도 없이 또다시 옮기려고 하는 신동주 전 부회장의 행동이 이해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sungjinpark@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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