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정규직 100인 대표단, '노숙 농성'…"노동악법 폐기"
(서울=연합뉴스) 이영재 김기훈 기자 =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은 14일 정부가 추진 중인 탄력근로제 단위 기간 확대 등에 반대하며 청와대 앞에서 시국 농성을 시작했다.
민주노총은 이날 청와대 앞에서 시국 농성 돌입 기자회견을 열어 "탄력근로제 확대 적용은 가장 힘없는 노동자들에게 집중적으로 피해를 주는 최악의 노동법 개악"이라며 "탄력근로제 확대 적용 근로기준법 개악을 중단하라"고 요구했다.
이번 농성은 탄력근로제 단위 기간 확대 등의 철회를 요구하고 오는 21일로 예정된 총파업 결의를 다지기 위한 것이다. 농성에는 김명환 위원장과 산별 조직 대표 등 지도부가 참가한다.
민주노총은 최근 정부 여당에서 민주노총을 비판하는 데 대해서는 "총파업 전열을 흩트리기 위해 당·정·청은 물론, 대통령까지 나서 연일 민주노총을 향해 날 선 공격을 하고 있다"며 "노동정책 후퇴와 공약 불이행, 노동법 개악 추진으로 궁색한 처지에 내몰린 저급한 정치 공세"라고 맞받아쳤다.
민주노총은 "ILO(국제노동기구) 핵심협약 비준과 노조 할 권리 보장, 노동 3권을 봉쇄하고 있는 노동법 전면 개정은 지금 정부와 국회가 발 벗고 나서야 할 과제"라며 "정부는 ILO 핵심협약을 비준하고 국회는 비준 동의와 노동법 개정에 나서라"고 촉구했다.
민주노총은 최근 정부의 노동정책에 반대해 곳곳에서 농성을 시도하고 있다.
민주노총 '비정규직 100인 대표단'은 이날 서울 여의도 국회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파견법과 기간제법을 비정규직과 관련한 대표적 '반노동 악법'으로 꼽으며 폐기를 촉구했다.
이들 가운데 대표자 5명은 정의당 윤소하 의원을 면담한다며 국회 본청으로 향하던 중 본청 앞 돌계단에서 플래카드를 펼치고 기습 시위를 벌이려다 국회 방호직원에 의해 제지됐다.
윤 의원은 국회 앞에 나와 "정의당 원내대표로 힘은 약하지만, 여러분의 절절함을 알고 그 역할을 해내겠다"며 "정치인으로서 부끄럽고 책임감 느낀다"고 말했다.
기자회견에는 주최 측 추산 300여명(경찰 추산 100여명)이 참가했으며 조합원들은 기자회견을 마친 뒤 국회 정문 앞에서 농성을 시작했다.
이들은 오후 4시께 국회 정문 앞에 텐트 27개를 설치하고 '1박 농성'에 돌입했다. 이날 오후 7시 문화제를 열고, 다음날 오전 10시까지 농성을 이어갈 계획이다.
텐트 설치 과정에서 경찰과 충돌이 빚어지기도 했지만, 텐트는 국회 담벼락 앞 인도에 모두 설치됐다.
경찰은 신고되지 않은 장소에서 집회하고 있다며 집회 종결을 요청했고, 영등포구청은 텐트에 '불법 도로점용에 대한 계고 통지서'를 부착하고 자진 철거를 요구했다.
앞서 이들은 지난 12일 청와대 인근에서 대규모 집회를 열고 문재인 대통령 면담을 요구하며 청와대로 향하다 이를 가로막는 경찰과 물리적 충돌을 빚었다. 당시에도 청와대 인근에서 1박 노숙 농성을 했다.
이어 13일에는 '비정규직 100인 대표단' 조합원 6명이 노조 파괴 사업주 처벌 등을 요구하며 대검찰청에서 연좌 농성을 하다가 경찰에 체포되기도 했다. 경찰은 퇴거 불응 혐의로 이들을 조사한 뒤 이날 새벽 석방했다.
pc@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