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삭간몰 보고서' 후폭풍…트럼프 "새로운 것 없다"에 CSIS 반박

입력 2018-11-14 15:23   수정 2018-11-14 15: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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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삭간몰 보고서' 후폭풍…트럼프 "새로운 것 없다"에 CSIS 반박
트럼프 "충분히 인지…비정상적 일 없어", 38노스 "NYT 보도 심하게 과장"
빅터차 "가동중인 기지로 탄도미사일 발사가능", 버뮤데즈 "北, 속임수 추구"



(서울=연합뉴스) 강건택 기자 = 북한의 미공개 미사일 기지 상황을 소개한 미국 싱크탱크의 보고서를 놓고 후폭풍이 이어지고 있다.
'삭간몰 미사일 기지'를 비롯해 일반에 공개되지 않은 북한의 미사일 기지 13곳을 파악했다는 미국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의 12일(현지시간) 보고서가 이틀째 파장을 일으키는 모양새다.
특히 미 일간 뉴욕타임스(NYT)가 CSIS 보고서를 인용해 "북한이 큰 속임수(great deception)를 쓰고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보도한 것이 논란의 기폭제가 됐다.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북한과의 협상에서 속고 있다는 취지의 해석이기 때문이다.
이에 트럼프 대통령은 13일 트위터를 통해 NYT 보도를 가리켜 "부정확하다. 가짜뉴스"라고 일축했다.
그러면서 "우리는 언급된 장소들에 대해 충분히 인지하고 있으며, 새로운 것은 없다"며 "비정상적인 일은 전혀 일어나지 않고 있다"고 주장했다.
미국의 북한 전문사이트인 38노스도 이날 '북한 미사일에 관한 뉴욕타임스의 사실 오도 기사'라는 제목의 리언 시걸 미국 사회과학연구위원회 동북아안보협력프로젝트 국장의 기고문을 통해 반론을 제기했다.
시걸 국장은 "건전한 보도 대신 극단적인 과장법의 사용한 것이 아마도 이 기사를 1면에 올릴 수 있도록 편집자들을 설득했겠지만, 독자들에게는 해가 된다"며 "미국과 북한은 아직 북한의 미사일 배치를 억제할 합의에 도달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그는 "사실을 과장하고, 평양의 배신을 미리 비난하고, 본격적인 핵외교 노력에 관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지혜에 의문을 제기하는 것 말고도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의 제거와 억제에 관한 협상에서 할 일은 아주 많다"며 맹목적인 비판을 경계했다.
다만 시걸 국장은 NYT의 보도만을 문제 삼았을 뿐 CSIS의 보고서 자체는 "세심한 보고서"라고 평가했다.

이처럼 보고서와 관련 보도를 비판하는 목소리가 나오자 보고서를 발간한 주체인 CSIS도 반격에 나섰다.
특히 빅터 차 CSIS 한국 석좌는 트럼프 대통령의 비판 글을 리트윗하고 "그것(삭간몰 기지)은 가동 중이며 BM(Ballistic Missile·탄도미사일)을 발사할 수 있다"며 "당신이 그 장소들(북한의 미사일 기지들)에 대해 알 수도 있지만, 과연 그 장소들이 북한의 신고에 포함될까?"라고 반문했다.
차 석좌는 CSIS 보고서에 관한 청와대 발표를 요약한 글도 리트윗하면서 "어떻게 한국(ROK)이 북한의 미공개 미사일 운영 기지를 변호할 수 있느냐. '가짜 외교'(fake diplomacy)를 위해서?"라고 말했다.
이어 북한의 모든 탄도미사일 금지에 관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안을 언급하고 "북한의 무기 보유에 대한 이러한 합리화가 얼마나 왜곡될 수 있는 것인가"라고 개탄했다.
보고서 주 저자인 조지프 버뮤데즈 연구원은 포린폴리시와의 인터뷰에서 NYT의 '큰 속임수'라는 묘사에 대해 "난 그렇게 표현하지 않지 않았을 것"이라면서도 "북한은 최소 1960년대 이후 모든 수준의 대량파괴무기(WMD)와 탄도미사일 개발에서 위장, 은폐, 속임수의 정책을 추구했다"며 사실상 동조하는 모습을 보였다.
이번 보고서 내용에 관해 미국 내 북한 전문가들은 그다지 새로울 것은 없지만 '걱정할 이유'(cause for concern)는 된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고 미 CBS 방송이 전했다.
에이브러햄 덴마크 우드로윌슨센터 아시아프로그램 국장은 "이러한 사실이 놀라운 소식(surprise)으로 다가오지는 않을 것"이라면서도 "정상외교들에도 불구하고 북한은 오늘도 1년 전과 마찬가지로 여전히 위험하다"고 말했다.
켈시 대븐포트 군축협회(ACA) 비확산정책국장은 "흥미롭지만 놀랍지는 않은 보고서"라며 "김정은(북한 국무위원장)은 단지 장거리 미사일 시험의 중단을 자발적으로 약속했을 뿐"이라고 논평했다.
firstcircle@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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