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 타고 육지로·70대 할머니도 도전…전국이 수험생 응원

입력 2018-11-14 17:37   수정 2018-11-14 19:36

배 타고 육지로·70대 할머니도 도전…전국이 수험생 응원
"지진 불안하지만 끝까지 최선"…시험 때는 '쉿! 조용'


(전국종합=연합뉴스) 대학수학능력시험을 하루 앞둔 14일 전국 곳곳에서 막바지 시험 준비에 여념이 없는 수험생들을 격려하고 응원하는 메시지가 넘쳐났다.
수능 시험장이 없는 섬 지역 수험생들은 이날까지 모두 육지로 나와 예비소집을 마친 뒤 차분한 마음으로 내일 치를 시험에 대비하는 모습이다.
전남에서는 신안 도초·안좌·임자·하의·조도와 완도 노화·금일도, 여수 금오도 등에서 모두 197명이 이날 오전 배편으로 육지에 왔다.
신안에서 온 수험생들은 목포에서, 완도 학생들은 해남에서, 여수 학생들은 여수 관내 학교에서 각각 시험을 치른다.
아침 일찍 여객선에 오른 수험생을 위한 후배들 응원이 뜨거웠다.
여수 금오도 선착장에서는 여남고 학생자치회가 수험생 24명을 위해 북과 꽹과리를 치며 환송했다.
1·2학년 학생과 교사들도 나와 응원 문구를 적어 '롤링 페이퍼'를 만들고 포춘 쿠키 등을 나눠주며 힘을 보탰다.
섬 지역 수험생은 시험장 주변 숙박업소에서 하루를 묵은 뒤 응시한다.



포항에서는 바다 건너 수능을 치러 온 울릉고 학생들이 이날 이동고에서 예비소집을 했다.
울릉고 학생 44명은 지난 11일 포항에 와 해병대 1사단이 민간에 위탁해 운영하는 복지시설인 청룡회관에 머물며 주변 산책을 하거나 혼자 객실에서 시험을 준비하고 있다.
울릉고 수험생들은 지난해는 지진으로 수능이 일주일 연기되는 바람에 17일 만에 집으로 돌아가기도 했다.
청룡회관 측은 '울릉도 수험생 수능 대박을 기원합니다'란 문구를 출입문에 붙여 놓고 통로 출입을 자제하는 등 이들을 배려했다.
올해 수능일은 공교롭게도 지난해 포항에서 지진이 발생한 날짜와 같다. 어느덧 1년이 지나 다시 수능을 앞둔 포항지역 수험생은 올해는 지진 걱정을 덜고 수능 대비에 힘을 쏟고 있다.
포항고 3학년 구본철 군은 "지난해 지진을 경험하고 불안한 마음도 있지만 오히려 전화위복이 됐다"며 "친구들끼리 의지하면서 어려움을 극복하고 더 열심히 준비했다"고 말했다.



같은 시간 장성고에서도 수험생들이 예비소집에 모여 차분한 표정으로 유의사항을 확인했다.
학생들은 수험표를 받은 뒤 반별로 모여 "수능 대박"이나 "힘내자"며 서로를 격려한 뒤 헤어졌다.
일부 학생들은 그동안 보살펴 준 담임교사를 헹가래 치며 감사의 마음을 전했다.
한 학생은 "지진보다도 시험을 잘 치를 수 있을지가 더 걱정이다"며 "그동안 노력한 만큼 성적을 얻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포항지역은 수능 시험장 12곳 가운데 4곳이 아직 내진보강 공사가 안 됐지만 경북도교육청이 수차례 안전점검을 해 수능을 치르는 데 문제가 없는 것으로 확인했다.
장성고를 찾은 학부모는 "지난해 지진으로 약간 불안감은 있다"며 "올해는 무사히 지나가리라 보고 아이가 시험을 잘 치기만 바랄 뿐"이라고 말했다.



광주 설월여고에서는 수험생들이 합격을 기원하며 교내에 설치한 종을 치며 기운을 북돋우기도 했다.
후배들은 학교 계단 등에 응원 문구를 붙이고 고3 선배들과 하이파이브를 하며 응원했다.
대구에서는 지역 최고령 응시자인 박선민(79) 할머니가 이번 수능에 도전한다.
박 할머니는 지난달 19일 수성대 사회복지과에 수시전형으로 합격했지만, 이번 수능을 통해 그동안 갈고닦은 실력을 확인한다는 각오다.
부산시는 수험생이 편안하고 차분하게 시험을 치를 수 있도록 수능 당일 버스전용차로 단속을 중지하고 승용차요일제도 임시 해제한다.
대구시는 소음방지 대책반을 편성해 수능일 오전 7시부터 시내 48개 시험장 주변 소음 유발 행위를 집중적으로 단속한다.
(손상원 김상현 손대성 한무선 기자)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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