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리스테르손 후보, 극우정당 지지 얻었으나 다른 야당 등 돌려
총리 인준 3번 더 부결되면 사상 첫 재선거…정치 공백 장기화
(브뤼셀=연합뉴스) 김병수 특파원 = 스웨덴 의회는 14일 오전(현지시간) 보수당 소속인 울프 크리스테르손 총리 후보자에 대한 인준안을 부결시켰다.
이에 따라 지난 9월 9일 총선을 실시한 뒤 두 달 넘게 연립정부를 구성하지 못하고 있는 스웨덴의 정치적 공백은 해소되지 못했고, 사상 처음으로 총선거를 다시 치르게 될 가능성이 더 커지고 있다.
스웨덴 의회는 이날 실시한 중도 우파 성향의 크리스테르손 총리 후보자 인준 투표에서 전체 의원 349명 가운데 찬성 154표, 반대 195표로 부결 처리했다.
크리스테르손 후보는 자신이 속한 보수당(70표)과 기독민주당(22표), 극우 성향 포퓰리스트 정당인 스웨덴민주당(62표)의 지지를 얻었으나 현 연립여당(사민당+좌파당+녹색당, 144표)과 중앙당, 자유당의 반대로 총리에 선출되지 못한 것으로 드러났다.
지난 9월 실시된 스웨덴 총선에서는 전체 의석 349석 가운데 현 연립여당이 144석, 야권 4개 정당 연맹(보수당+중앙당+기독민주당+자유당)이 143석을 차지해 양측 진영 모두 과반(175석) 의석을 확보하지 못했고 스웨덴민주당이 62석을 얻으며 약진했다.
하지만 연립여당과 야권 4개 정당 연맹은 네오(신)나치에 뿌리를 두고 있는 스웨덴민주당과는 연정하지 않겠다고 선언해 정부 구성 협상에 어려움을 겪어왔다.
연정 구성 협상이 진전이 없자 협상을 중재해온 스웨덴 의회의 안드레아스 놀런 의장은 지난 5일 기자회견을 열어 보수당의 크리스테르손 대표를 총리 후보자로 추천하고 이날 인준 투표를 했다.
크리스테르손 후보는 총리 인준안 투표에서 스웨덴민주당의 지지를 얻는 데 성공했지만 그 대신 야권 4개 정당 연맹으로 함께 선거를 치른 중앙당과 자유당의 지지를 잃어 총리의 꿈을 이루지 못했다.
이번 총리 인준안 투표에서 스웨덴민주당과의 관계를 놓고 야권 4개 정당 연맹이 일시적으로 붕괴된 것이다.
이에 따라 스웨덴의 연립정부 구성 방정식은 더욱 복잡해질 것으로 관측된다.
놀런 의장은 앞으로 세 차례 더 총리 후보자를 추천해 인준 투표를 할 수 있으며 3번 모두 인준안이 부결돼 총리 선출과 연립정부 구성을 못 하면 스웨덴은 사상 처음으로 총선거를 다시 치러야 한다.
bingso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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