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세안+3 정상회의 참석…"어려울 때 친구가 진정한 친구"
"위기대응 협력 강화하고 각국 규정·시스템 일치시켜야"
(싱가포르=연합뉴스) 이상헌 임형섭 기자 = 문재인 대통령은 15일(현지시간) "우리는 해법이 없을 것 같던 한반도 문제를 단합된 힘으로 풀어가면서 평화의 시대를 열고 있다"며 "공동체의 발전을 위해 '진정한 친구'로 함께해주신 동아시아인들과 동료 정상 여러분 덕분"이라고 말했다.
아세안(ASEAN) 관련 정상회의 참석차 싱가포르를 방문 중인 문 대통령은 이날 선텍(Suntec)에서 열린 아세안+3(한중일) 정상회의에서 "'어려울 때 친구가 진정한 친구'라는 말을 되새기며 반가운 마음을 전한다"며 이같이 밝혔다.
문 대통령이 마이크 펜스 미국 부통령과 면담을 진행하느라 강경화 외교부 장관이 모두발언을 대독했다.
문 대통령은 "1997년 아시아 외환위기 앞에서 우리는 국경과 지역을 넘어 위기를 극복했고, 동아시아라는 이름으로 하나 되어 지금 우리는 세계 경제 규모의 30% 이상을 담당하며 세계인의 주목을 받는 협력체로 성장했다"며 "연대와 협력의 힘을 믿었던 앞 세대 지도자들의 혜안과 결단에 경의를 표한다"고 언급했다.
그러면서 "20여 년이 지난 지금 우리는 동아시아 안보의 최대 현안이었던 한반도 문제 앞에서 다시 하나가 됐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나는 동아시아에 어떤 위기가 닥쳐도 함께 힘을 모아 헤쳐 나갈 수 있다는 믿음이 있다"며 "동아시아공동체 건설이란 우리 꿈 역시 아세안+3가 중심이 돼 담대하게 이뤄나갈 것이라고 확신한다"고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마무리발언을 통해 "금융 유동성, 식량 위기 등 외부의 위협에 아세안+3는 흔들림 없는 협력 기반을 만들고 있다"며 아세안+3가 위기대응 협력체계를 더 강화하자고 제안했다.
문 대통령은 "한국은 올해 아세안+3 재무장관과 중앙은행총재회의 공동의장국으로, 금융위기 대응 능력을 키우기 위해 '치앙마이 이니셔티브 다자화'를 정기적으로 점검해 나가기로 했다"며 "쌀 비축제도 협정 개정에도 적극적으로 참여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한국은 앞으로도 다양한 위기에 함께 대처하고 공동 대응 능력을 향상시키는 데 기여할 것"이라고 역설했다.
문 대통령은 또 "교통, 에너지, ICT 분야 협력에서 국가 간에 합의된 체계가 필요한 시점"이라며 "혁신을 통해 각국의 규정과 시스템을 일치시켜야 한다"고 밝혔다.
문 대통령은 한국이 제2차 동아시아비전그룹 권고사항인 전자원산지 증명서 교환 타당성 연구를 제안한 것을 언급하면서 "공인된 전자원산지 증명서 교환 플랫폼은 통관을 신속 정확하게 하고 공급사슬연계와 짝을 이뤄 혁신적 모델을 창출, 역내 포괄적 경제동반자협정을 추진하는 실질 기반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한편, "아세안 공동체 구성원 모두의 삶의 질을 향상하고자 함께 노력해야 한다"며 "감염병, 항생제 오남용 문제 등은 한 국가의 국경 안에서 해결할 수 없는 문제인 만큼, 이번 회의에서 항생제 내성 문제에 공동 대응하는 보건 분야 성명이 채택된 것을 환영한다"고 말했다.
이어 "갈수록 증가하는 재난, 재해에도 공동의 단합된 대응이 절실하다"면서 "전쟁으로 황폐화한 국토와 산림을 성공적으로 살려낸 한국의 경험을 아세안과 공유해 산림과 멸종식물 복원에 기여하고자 한다"고 언급했다.
문 대통령은 "인재 양성을 위한 노력도 계속돼야 한다"며 "인재 양성은 교육과 기술격차를 줄여 아세안의 실질적 통합을 가져올 것"이라고 밝혔다.
문 대통령은 정부가 올해 주최한 '아세안 중학생 과학영재 캠프', 한-베트남 과학기술 연구원 건립 등의 사례를 예로 들며 "한국은 이와 같은 협력을 아세안 전체 회원국으로 넓혀가고자 한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동아시아공동체가 도달해야 할 곳은 구성원 모두가 함께 잘사는 평화와 번영"이라면서 "아세안의 공동체 비전을 현실로 만드는 데 한국 정부도 적극적으로 노력하겠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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