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도민대책위·도의회 "역 신설은 국토균형발전 역행" 환영
이춘희 세종시장 "경제성 확보하면 될 일"…오늘 국회 방문
(청주·세종=연합뉴스) 전창해 이재림 기자 = 이낙연 국무총리가 호남지역 국회의원들에게 '(오송역과 연결된) KTX 세종역은 부정적'이라는 취지로 언급한 것과 관련해 충북과 세종의 반응이 엇갈렸다.
그동안 줄기차게 역 신설을 반대해 온 충북 시민단체와 지방의회가 일제히 환영의 뜻을 밝힌 반면 세종시는 지금까지의 원론적인 입장을 재확인한 것뿐이라며 큰 의미를 두지 않았다.
15일 무소속 이용호 의원 등에 따르면 이낙연 총리는 전날 정부서울청사에서 이 의원을 비롯한 호남지역 의원 11명과 만나 오송역에서 세종역(신설 필요)을 경유하는 소위 '이해찬 의원 및 세종시 안'에 대해 지역 간 갈등 우려가 있어 부정적이라는 입장을 전했다.
호남선 노선 직선화 방안을 예비타당성(예타) 조사에 넣어달라는 요구에는 "이미 조사가 많이 진행된 상태에서 추가해서 할 수 있을지 검토해보자"고 답했다.
이에 대해 이두영 KTX 세종역 신설 백지화를 위한 범도민비상대책위원회 운영위원장은 연합뉴스 통화에서 "세종역 신설은 국토균형 발전이란 세종시 건설 이념에 역행하는 것"이라며 "이 총리가 이런 본질을 정확히 알고 있다는 것은 환영할 일"이라고 말했다.
이 운영위원장은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 역시 국정감사와 예산결산위원회 등에서 '세종역은 검토하지도 않고 있으며 타당하지도, 가능하지도 않다'는 메시지를 일관되게 전달했다"고 덧붙였다.
이어 "충북이 청주 오송역에 악영향을 미칠 것 같아 세종역 신설을 반대한다고 생각하는데, 서울과 세종 간 접근성을 높이는 것은 수도권 인구 분산을 통한 국토균형 발전이란 세종시 건설 이념에 맞지 않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그러면서 "호남선 이용객이 오송역으로 돌아가는 것에 대해 일부 불만이 있는데, 요금을 합리적으로 조정할 필요가 있다"며 "경부고속철도에서도 이런 선례가 있다"고 덧붙였다.
충북지역 정치권 역시 이 총리의 발언에 대해 "당연한 얘기"라며 반겼다.
박성원 충북도의회 충북선 철도 고속화 사업 지원 및 KTX 오송역 활성화를 위한 특별위원회 부위원장은 "문재인 대통령과 이 총리가 국토균형 발전이라는 국가 차원의 약속을 재차 확인시켜 준 것"이라고 평가했다.
김용규 청주시의회 KTX 세종역 신설 반대 특별위원회 위원장 역시 "개별 지자체가 이익을 위해 요구하는 것들이 국토균형 발전에 반한다는 고민 담긴 답이 이 총리의 발언에 들어 있다고 본다"고 전했다.
이어 "세종시 건설의 취지를 살리고 국토균형 발전과 주변 도시 간 협력 관계가 공고히 유지될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나서겠다"고 덧붙였다.
세종시는 '정중동 행보'로 표현할 수 있는 그동안의 기조를 유지하는 분위기다.
정부부처 추가 이전, 국회 분원 추진, 대전 서북부 주민 이용 가능성을 종합적으로 분석해 경제성을 확보하는 데 주력한다는 방침이다.
이춘희 시장은 이날 정례 브리핑에서 "일전의 사전 예비타당성 조사(예타) 결과가 좋지 않은 데다 충청권 합가 필요한 사안이라는 사항을 전제로 한 의견이라는 것을 이낙연 총리로부터 직접 확인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총리가) 원론적인 말씀을 하신 것"이라며 "그동안 상황 변화가 있기 때문에 다시 예타를 하면 충분히 타당성이 나올 것으로 본다"고 강조했다.
이 시장은 "정부에서 걱정하는 부분을 해소하면 정부 입장도 얼마든지 바뀔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 시장은 이날 오후 국회를 방문, 예결위원장 등을 만나 세종시 발전 방안 마련 등을 건의할 예정이다.
jeonch@yna.co.kr walden@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