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스크 "25일 EU 정상회의 개최…너무 많은 코멘트 없길" 지지 촉구
영국 의회 내 강경 브렉시트파·EU잔류파 모두 반발…비준 낙관 못해
(브뤼셀=연합뉴스) 김병수 특파원 = 도날트 투스크 유럽연합(EU) 정상회의 상임의장은 15일(현지시간) 브렉시트(영국의 EU 탈퇴) 협상 합의문 서명을 위한 특별정상회의를 오는 25일 개최하겠다고 일정을 확정했다.
투스크 의장은 테리사 메이 영국 총리가 내각으로부터 브렉시트 협상 합의문에 대한 지지를 끌어낸 뒤 하루만인 이날 오전 브뤼셀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이같이 밝혔다.
이에 따라 영국을 제외한 27개 EU 회원국에서 특별한 반대가 없는 한 영국의 EU 탈퇴 조건에 관해 주로 다룬 브렉시트 협상 합의문은 오는 25일 공식 서명될 것으로 예상된다.
정상회의에 앞서 EU는 다음 주말께 27개 회원국 대사회의를 열어 브렉시트 협상 합의문과, 브렉시트 이후 EU와 영국의 미래관계에 대해 다룬 '정치적 공동선언'에 대한 분석 결과를 놓고 평가할 계획이다.
투스크 의장은 이를 위해 EU와 영국 간 미래관계에 대한 내용을 담은 '정치적 공동선언'을 오는 20일까지 마무리 지을 것을 주문했다.
투스크 의장은 이 같은 일정을 발표하면서 "(브렉시트 협상 합의문에 대해) 너무 많은 코멘트가 없기를 바란다"고 말하며 EU 회원국들이 합의문을 수용할 것을 촉구했다.
그러면서 "특별한 일이 발생하지 않는다면 우리는 브렉시트 합의를 마무리하기 위한 정상회의를 오는 25일 오전 9시 30분에 개최할 것"이라고 밝혔다.
합의문이 서명되면 양측은 내달 초 양측 의회에 브렉시트 협상 합의문을 제출, 비준 절차를 밟게 된다.
EU의 헌법 격인 리스본 조약에 따라 EU 탈퇴를 통보한 영국은 내년 3월 29일 EU를 자동으로 탈퇴하게 돼 있어 영국의 질서있는 EU 탈퇴를 위해서는 그 이전에 양측 의회가 브렉시트 합의문 비준에 동의해야 한다.
하지만 영국 의회에서는 보수당 내 브렉시트 강경파 의원들이 이번 합의에 대해 강하게 반발하고 있고, 야당인 노동당을 비롯해 EU 잔류를 주장해온 의원들도 불만을 제기하고 있어 의회의 비준동의 과정에 진통이 예상된다. 심지어 비준을 낙관할 수 없다는 관측도 있다.
한편, 투스크 의장은 이날 회견에서 브렉시트 협상 합의문에 대해 "브렉시트로 인한 EU의 피해를 제한했고, EU의 이익을 지켰다"고 평가했다.
이번 브렉시트 협상을 이끌어온 미셸 바르니에 수석대표는 이번 합의에 대해 "공정하고 균형 잡힌 합의"라고 자평했다.
이번 합의문에 따르면 영국은 회원국 시절 약속한 재정기여금 390억 파운드(약 57조 원)를 수년에 걸쳐 EU에 이른바 '이혼합의금'으로 납부해야 한다.
또 양측은 내년 3월 30일부터 오는 2020년 12월 31일까지 21개월을 브렉시트 이행(전환) 기간으로 정했다.
이 기간에 영국은 현행대로 EU의 제도와 규정을 그대로 적용받지만, EU의 의사결정과정에는 참여할 수 없게 된다.
가장 큰 쟁점이었던 브렉시트 이후 EU 회원국인 아일랜드와 영국 영토인 북아일랜드 간 국경문제는 '하드 보더'(국경 통과시 통행과 통관절차를 엄격히 적용하는 것)를 피하기 위해 한시적으로 영국 전역을 EU 관세동맹에 잔류시키기로 했으며 2020년 7월에 이를 다시 논의하기로 했다.
bingso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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