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쿄=연합뉴스) 김병규 특파원 = 일본의 민영방송 니혼테레비(닛테레)의 간판 예능 프로그램이 있지도 않은 가짜 해외 축제를 소개했다가 들통이 났다.
15일 교도통신에 따르면 니혼테레비의 오쿠보 요시오(大久保好男) 사장은 주간지가 제기한 이 방송사의 프로그램 '세계의 끝까지 잇테큐!'(이하 잇테큐)의 조작 의혹에 대해 "걱정을 끼치는 사태가 돼서 죄송하다"고 사과했다.
주간지 주간문춘은 지난 2월과 5월 방송된 '잇테큐'에서 각각 소개된 태국의 '컬리플라워 축제'와 라오스의 '다리 축제'가 현지인들도 잘 모르는 축제로, 제작진과 연결된 현지 코디네이터 회사가 비용을 대서 개최한 것이라고 보도했다.
방송에서 소개된 컬리플라워 축제는 야채 컬리플라워를 빨리 수확하는 것을 겨루는 축제다. 제작진은 다리 축제에 대해서는 물 위에 걸쳐진 나무판자 위를 자전거를 타고 지나가는 것을 즐기는 방식이라고 소개했다.
'잇데큐'는 프로그램 속 코너로 연예인이 이들 해외 축제에 직접 가서 참가하는 모습을 소개했다.
니혼테레비와 제작진은 당초에는 보도 내용을 부인했지만, 주간문춘이 후속 보도를 통해 추가 의혹을 제기하자 결국 사과하고 관련 코너를 중단한다고 발표했다.
하지만 제작진이 직접 코디네이터에게 가짜 축제를 만들라고 지시하지는 않았다며 잘못을 코디네이터 회사에 돌렸다.
니혼테레비는 전날 "충분히 확인하지 않은 채 방송을 내보낸 것에 대해서는 당사에 책임이 있기는 하지만 (가짜 축제의 개최를) 시킨 것은 아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코디네이터 회사가 쵤영 경비에서 개최 비용과 상금, 참가비 등을 지급했다고 한다"며 "이벤트나 애호가들이 여는 작은 게임을 '축제'로 취급한 것을 시청자들에게 알리지 못했다"고 말했다.
'잇테큐'는 일본의 인기 연예인들이 출연하는 인기 프로그램다. 수도권 간토(關東) 지방 시청률이 20% 전후를 기록할 정도로 일본 내에서 인기가 높다.
bkki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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