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부모들 "수고했다" 눈시울 붉혀…일부 수험생 "수시 원서 걱정"
(서울=연합뉴스) 사건팀 = "끝나니까 해방된 것 같아요. 잘 봤는지 모르지만, 우선은 홀가분해요"
2019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이 끝난 15일 오후 수험생들은 대체로 후련한 듯한 표정으로 고사장을 나섰다.
이날 오후 4시 10분께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여고 교문 앞에는 자녀를 기다리는 학부모들로 붐볐다. 시험이 끝나기 직전까지 휴대전화로 시험 난이도 관련 기사들을 읽어보며 걱정스러운 표정을 감추지 못하는 학부모들이 눈에 띄었다.
회사에 휴가를 내고 고3 딸을 기다리러 나왔다는 학부모 김학정(55) 씨는 "12년간 고생이 오늘 하루로 결정된다"며 "공부한 만큼 성적이 나오고 운도 따랐으면 한다"고 말했다.
오후 4시 30분께 탐구영역 시험을 마친 학생들이 하나둘 모습을 드러내자 학부모들은 자녀 얼굴을 찾느라 분주해졌다. 제일 먼저 교문을 나 수험생은 엄마 품으로 뛰어들며 "잘 봤냐"는 물음에 고개를 끄덕였다.
시험이 어려웠는지 굳은 표정으로 땅을 보고 걷던 여학생은 기다리던 아빠가 꼭 안아주자 울음을 터트리기도 했다. 삼삼오오 짝을 지은 수험생들은 서로 "고생했다"고 다독이며 웃음꽃을 피웠다.
친구들과 밝은 표정으로 교문을 나서던 이현진(18) 양은 "시험이 끝나니까 해방된 기분"이라며 "빨리 놀러 가고 싶다. 오늘 저녁에는 친구들과 PC방에 가서 게임을 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주변 친구들도 "자고 싶다", "놀이공원에 가고 싶다"며 들뜬 표정이었다.
서울 종로구 동성고에서 시험을 마치고 나온 김건욱(18) 군은 "그동안 친구들과 여행을 가고 싶었는데, 앞으로 천천히 계획을 세워봐야겠다"며 웃어 보였다.
같은 시각 서울 서초구 반포고 앞에서도 두손을 꼭 모으고 눈을 감은 채 자녀를 기다리던 학부모들이 시험이 끝나고 교문이 열리자 "고생했다", "수고했다"며 수험생들을 다독였다. 피곤한 기색으로 교문을 나선 자녀를 마주한 한 학부모는 울컥한 듯 눈시울을 붉히며 말없이 등을 토닥였다.
수험생들은 시험이 끝났다는 해방감에 마음이 가벼워진 모습이었다. 친구들과 "이제 수능 364일 남았다"는 농담을 건네며 큰소리로 웃는 수험생들도 있었다.
장성진(18) 군은 "잘 봤는지는 채점해봐야 알겠지만 일단은 끝났으니 오늘은 잘 쉴 예정"이라며 "늦잠을 원 없이 자보고 싶다. 가장 하고 싶은 일은 일찍 안 일어나는 것"이라고 말했다.
더러는 피로감을 호소하거나 앞으로 남은 전형 때문에 긴장을 풀지 못하는 학생들도 눈에 띄었다.
동성고에서 시험을 마치고 나온 이 모 (18) 군은 "수능 성적이 어떻게 나올지 모르겠다. 수시 원서를 써야 해서 마음 놓고 놀지는 못할 것 같다"며 한숨을 내쉬었다.
반포고에서 시험을 본 김태훈(18) 군 역시 "당장은 기분이 좋고 홀가분하다"면서도 "예체능이라 바로 실기 준비를 해야 해서 아쉽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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