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린 안 간다" 로힝야족 난민 반대로 미얀마로 송환 무산(종합)

입력 2018-11-15 22:36   수정 2018-11-16 10: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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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린 안 간다" 로힝야족 난민 반대로 미얀마로 송환 무산(종합)



(방콕=연합뉴스) 김상훈 특파원 = 미얀마와 방글라데시가 추진했던 72만 명의 로힝야족 송환이 난민들의 반대로 결국 무산됐다고 현지 언론과 외신이 15일(이하 현지시간) 보도했다.
압둘 칼람 방글라데시 난민 구호 재정착위원회 의장은 "난민들이 지금은 본국으로 돌아가려 하지 않는다. 그들에게 송환을 강요할 수 없다"고 말했다.
양측은 이날 오후 2시부터 송환 작업을 시작할 예정이었으나 송환자를 위한 방글라데시 측 시설에는 단 한 명의 로힝야족도 찾아오지 않았다. 송환 신청자 접수 마감을 2시간이나 연장했는데도 상황은 바뀌지 않았다.
미얀마와 방글라데시는 지난달 실무협의에서 로힝야족 난민의 본국 송환에 합의하고, 과거 미얀마 내 거주 사실이 확인된 4천여 명 가운데 2천251명을 1차 송환 대상자로 선정해 이날부터 본국행을 추진했다.
로힝야족 난민들은 송환 조건으로 신변안전, 시민권 보장, 잔혹행위에 대한 배상 등을 미얀마에 요구했다.
국제사회의 비판 여론을 의식한 미얀마 정부는 귀환자의 안전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지만, 구체적인 안전보장 방법 등은 내놓지 않았다.
송환 개시 예정일이던 이날 방글라데시 운치프랑 난민수용소 등에서는 수천명의 난민들이 거리로 나와 "안돼! 안돼! 우리는 안가겠다" 등 구호를 외치며 시위를 벌였다.
일부 참가자들은 "정의를 원한다", "시민권 없이는 미얀마로 돌아가지 않는다" 등의 글귀가 적힌 플래카드와 깃발을 흔들기도 했다.
방글라데시 관리들이 차량 확성기를 이용해 "본국으로 돌아가라. 버스와 트럭, 음식도 준비했다. 만약 돌아간다면 국경까지 태워주겠다"며 송환 독려 방송을 했지만, 시위대는 목소리를 모아 "우리는 안간다"고 답했다.


인권 단체들도 미얀마와 방글라데시 정부의 송환 강행 움직임을 비판하고 나섰다.
국제인권단체 휴먼라이츠워치(HRW)의 빌 프렐릭 난민인권국장은 "본국으로 돌아갈 로힝야족의 안전과 관련해 미얀마 정부는 아무런 행동도 하지 않았고 약속도 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앞서 미첼 바첼레트 유엔 인권 최고대표는 지난 13일 로힝야족의 본국 송환은 이들을 다시 위험에 빠뜨리는 결과로 연결될 것이라며 양국에 계획을 중단하라고 촉구했다.
이양희 유엔 미얀마 인권 특별보고관도 성명을 내어 "로힝야족이 당장 본국으로 돌아가면 차별과 끔찍한 폭력을 다시 경험할 수밖에 없다면서 방글라데시와 미얀마 정부는 난민 송환 계획 실행을 보류하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지난해 8월 미얀마 서부 라카인주(州)에서는 로힝야족 무장단체인 '아라칸로힝야구원군'(ARSA)이 오랫동안 핍박받아온 동족을 보호하겠다며 대(對)미얀마 항전을 선포하고 경찰초소 등을 급습했다.
미얀마군과 정부는 ARSA를 테러단체로 규정하고 대규모 병력을 동원해 소탕작전에 나섰다. 이 과정에서 로힝야족 수천 명이 죽고 70만 명이 넘는 로힝야족 난민이 국경을 넘어 방글라데시로 도피했다.
로힝야족 난민들은 미얀마군이 ARSA 토벌을 빌미로 민간인을 학살하고 성폭행, 방화, 고문 등을 일삼았다고 주장했다.
유엔을 비롯한 국제사회는 이런 난민들의 주장을 토대로 미얀마군의 행위를 '인종청소', '집단학살', '반인도범죄'로 규정해 비판하고 책임자 처벌을 추진하고 있다.
그러나 미얀마의 실권자 아웅산 수치는 이런 난민들의 주장에 명확한 근거가 없다고 일축하고, 미얀마군의 잔혹행위를 두둔하는 듯한 발언으로 국제사회의 비판을 한몸에 받고 있다.
[로이터 제공]
meolakim@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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