힐만 "열정이 가득할 때 성공이 얼마나 빨리 이뤄지는지 배워"

입력 2018-11-15 19:06  

힐만 "열정이 가득할 때 성공이 얼마나 빨리 이뤄지는지 배워"
"난 100점 만점에 50점…KBO리그 전체가 투수 발전시켜야 해"





(인천=연합뉴스) 장현구 기자 = 15일 감독 이취임식을 끝으로 2년간의 한국 일정을 마무리하고 미국으로 돌아가는 프로야구 SK 와이번스의 트레이 힐만(55) 감독은 "믿을 수 없을 정도로 만족하고 감사한다"며 SK 식구들에게 마지막까지 고마움을 건넸다.
힐만 감독은 이취임식을 마치고 마지막 한국 취재진과의 인터뷰에서 후임인 염경엽 감독에게 자신만의 스타일을 강하게 밀고 나가라고 조언하기도 했다.
다음은 힐만 감독과의 문답이다.
-- 오늘 마지막 행사를 했다. 느낌이 어땠나.
▲ 시즌 20경기를 남기고 특별한 카드를 준비했다. 항상 기억하고 떠올릴 수 있는 내용이었다.
남은 시즌 동안 이 순간이 마지막 될 수 있기 때문에 감독으로서 즐겨야 한다는 내용을 적었다.
한국시리즈 6차전이 (내 인생에서) 감독으로서 마지막 경기가 될 수 있다는 생각을 하게 됐다. 2년 동안 모든 순간이 행복했고 뜻깊은 시간을 만들 수 있었다.
언젠가는 다시 돌아올 수 있겠다는 생각으로 갖고 떠나겠다.
-- 미안했던 사람도 있을 것 같다.
▲ 마지막 행사를 치르기 전 구장 로커에서 선수들과 이야기를 나눴다. 선수들에게서 많은, 뜻깊은 메시지를 감명 깊게 받았다. 선수들과 스태프에게 미안한 마음이 있지만 고맙다는 생각을 하겠다.
-- SK에 처음 온 순간을 기억하나.
▲ 잘 기억하고 있다. 어제와 같다. 2016년 말 당시 주장 김강민과 감독실에서 미팅한 것도 기억난다.
온 지 며칠 안 돼서 숙소에서 전력분석팀과 오랜 시간 미팅을 가진 것도 기억이 남는다.
2년 동안 경기 때 만들었던 게임 카드, 메모가 많이 있다. 그런 것들보다 지난 3주 동안의 시간이 믿을 수 없을 정도로 환상적이었다.


-- 한국시리즈 우승으로 SK 왕조의 부활을 알렸다. 염경엽 감독이 이어 가야 하는데 조언을 준다면.
▲ 조언한다면 염 감독은 자기만의 스타일을 잘 살리고 강하게 밀고 가는 것이 맞다고 생각한다.
2년 동안 같이 있으면서 섬세하고 스마트한 감독인 것을 알고 있다. 장점을 살려간다면 좋을 것 같다.
염 감독이 지난해에는 첫해 단장으로, 나는 외국인 감독 첫해로 출발했는데 첫해라 그런지 길이 순탄치 않았다. 힘든 부분도 있었다. 시간을 보내면서 좋은 관계로 발전했다.
배울 것이 많고 섬세한 사람인 것을 알고 있다. 서로 간의 존중이 지난해보다 더 좋았다고 본다.
2년 동안 SK 식구들과 일을 함께 했다. 이제 함께 일을 한 사람이 아니고 친구다.
언제든 미국 집에 초대해서 밥도 먹고 무엇인가를 구워 먹고 싶다는 그런 생각을 한다. SK 식구들에게 애정이 있다.
-- 한미일 3개국에서 야구 감독을 했는데, 한국 야구 인상은.
▲ 일본, 미국, 한국, 베네수엘라에서 감독하면서 많은 질문을 받았다. 해외에서 어떻게 관계를 만드는지에 대한 이야기다.
다른 나라에서 야구하는 것보다 한국에선 선수들과 관계를 만드는 데 생각보다 시간이 오래 걸리지 않았다. 다가가는 만큼 오는 것을 느꼈다.
일본에서 마지막으로 감독을 한 지 벌써 11년이 됐다. 시간이 흘렀기에 나이가 들어서 변화했겠지만, 일본에서 경험한 것은 감독으로 많은 것을 배울 수 있는 시간이었다.
-- 한국 야구 발전을 위해 한마디 한다면.
▲ 확실하게는 모르지만, 몇 차례 KBO 총재와 대화했을 때 총재가 얼마나 야구 발전을 위해서 헌신하고, 어떻게 바꾸려고 하는지 알 수 있었다.
총재 처지에서 10개 구단주와의 관계 설정이 쉽지 않겠지만, 진심 어린 마음을 알 수 있었다.
한국, 미국, 일본 모두 변화를 줘야 하는 부분이 있다고 생각한다. 총재를 통해서 느낄 수 있던 것은 야구라는 스포츠가 엔터테인먼트라는 것, 팬들과 인연을 놓아서는 안 된다는 것을 중요성을 생각하게 됐다.
엔터테인먼트가 중요하다는 것을 절실하게 느꼈다.
-- 한국과 일본에서 우승했는데, 월드시리즈 우승을 열망은 없나.
▲ 향후 미래에 봤을 때 내게 감독기회가 있을지는 모르겠지만, 감독보다는 코치 쪽으로 갈 길이 열려 있지 않을까 싶다. SK에 온 것도 하느님의 뜻이라고 생각한다. 한국에 아는 사람들이 많이 없었고 하느님 뜻으로 한국에 오게 된 것 같다.
삶에 있어서 다음 단계는 하느님의 손에 달렸다고 생각한다. 솔직히 스프링캠프에 갈 때마다 생각하는 것이 항상 우승이다. 하늘에 맡기겠다. 어떤 자리에서든 충실하게 해서 미국에서 다시 우승하는 꿈을 그리고 있다.
-- SK에서의 2년을 한 단어로 표현하면.
▲ 믿을 수 없을 정도로 만족스러웠다. 감사한다.
힘들었던 시간도 감사하다. 지난해 첫 시즌이라 알아가야 했고, 사람들도 알아가야 해서 힘든 시간이 있었는데 그 시간도 감사했다.


-- 2년의 세월에 점수를 준다면.
▲ 100점 만점에 50점이다. 좋은 날도 있었고 나쁜 날도 있었다. 나는 평범한 남자라고 생각한다.
이 구단에 모든 분의 힘이 있었고, 그 힘이 있어 우승할 수 있었다.
감독이라는 자리는 많은 점수를 받을 수 없는 자리다. 좋고 안 좋았던 일들이 반복됐지만, 여러분의 도움이 있어서 성과를 이룰 수 있었다.
또 현명한 선택도 있고, 안 좋은 선택도 있었다.
-- 한국에서 2년간 무엇을 배워가나.
▲ 한 팀에 열정이 가득하고, 성취하고자 하는 마음이 많을 때 성공이 아주 빨리 이뤄질 수 있는 것을 배웠다.
지금까지 2년의 세월을 돌이켜보면 감독으로서 변화를 보여주고 실천해야 스태프가 따라올 수 있다고 할 수 있다.
미국에서도 한국에서처럼 변화를 일으키려 한다.
-- 한 달 전에 새로운 구직 활동을 한다고 했는데 진행 정도는.
▲ 한국에 언제 올지는 모르겠지만, 향후 어떤 일을 하느냐에 따라서 계획을 세우려고 한다. 여러 문화에서 미국의 야구 구단 관계자들과 인맥이 있다. 이번 달 말까지는 변화가 있지 않을까 싶다.
-- SK 감독으로 부임했을 때 어떻게 바라봤고, 과제를 얼마나 해결한 것 같나.
▲ 인천에 왔을 때 좋은 선수가 많이 있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외국인 선수를 보고 일을 만들어낼 것 같다는 좋은 이야기를 들었다. 선수들을 봤을 때 에너지 넘치고 열심히 노력하는 선수라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우리 선수들이 2년 동안 노력을 많이 했다. 이보다 좋을 수 없다. 최고치를 봤다.
처음에 왔을 때 우리 팀이 공격력에서 얼마나 강팀인지 알 수 있었다. 결과적으로 홈런 신기록도 세웠다.
다만, 투수 수준을 발전시켜야 한다는 것을 느꼈다. 이는 KBO 전체가 발전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래도 많은 발전을 볼 수 있었다. 특히 우리 선수들 많이 발전했다.
cany9900@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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