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주 진술·CCTV 분석…경찰 "양측 대화 내용, 확인된 것 없어"
(서울=연합뉴스) 최평천 기자 = 남성 일행과 여성 일행 간 쌍방 폭행인 '이수역 주점 폭행' 사건은 여성이 말다툼하던 상대 남성에게 다가가 손을 치는 행위에서 촉발된 것으로 드러났다.
사건을 수사하는 서울 동작경찰서는 주점 내 폐쇄회로(CC)TV 영상과 주점 관계자 참고인 조사를 토대로 사건 발생 경위를 이같이 파악했다고 16일 밝혔다.
당시 양측 간 말다툼 과정에서 여성 1명이 남성 측 테이블로 다가가 가방을 들고 있던 남성 1명의 손을 쳤고, 이에 다른 남성이 해당 여성이 쓰고 있던 모자챙을 친 것으로 조사됐다.
여성 일행은 주점에서 큰 소리로 소란을 피웠고, 옆 테이블에서 조용히 해달라고 요청하는 남녀 커플과 말다툼을 시작했다.
남녀커플이 자리를 뜬 뒤 남성 일행 2명이 밖에서 담배를 피우고 주점에 다시 들어오자 여성 일행이 "아직도 안 갔느냐"라고 말하며 말다툼이 시작됐다.
결국, 쌍방 간 몸싸움이 벌어졌고 서로 휴대전화로 상대방을 촬영하기도 했다. 몸싸움 과정에서 여성이 남성의 멱살을 잡는 모습도 CCTV로 확인됐다. 남성이 멱살을 잡았는지는 CCTV 상으로 확인하기 어렵다고 경찰은 설명했다.
이후 주점을 나가려는 남성들을 제지하기 위해 여성들이 따라 나간 것으로 경찰은 파악했다. 주점 밖 계단에서 양측의 충돌이 다시 발생해 이들이 다친 것으로 보고 있다.
여성들은 "이유 없이 남성이 끼어들었다"고 진술했고, 남성들은 "여성들이 소란을 피웠고, 먼저 시비를 걸고 손을 쳤다"고 경찰에 주장했다.
다만 주점 CCTV에는 음성이 없어 다툼 과정에서 오간 대화 내용은 확인되지 않았다. 참고인 조사를 받은 업주 역시 대화 내용을 듣지 못했다고 진술했다.
사건 이후 여성 측은 인터넷에 글을 올려 남성들로부터 인신공격을 당했고, 남성 혐오 사이트를 언급했다고 주장했다.
당시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이 조사 과정에서 받은 양측의 진술서에는 '머리가 짧았다', '외모 비하 발언을 했다'는 등의 다툼 원인에 대한 내용은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
한편, 여성 측이 '경찰이 30분 이후 출동했다', '남성 가해자와 피해자를 분리하지 않고 조사했다'고 주장한 것은 사실이 아니라고 해명했다.
경찰은 지구대로 임의동행한 여성은 별도 분리된 피해자 조사실에서 조사했고, 남성은 지구대 의자에서 대기했다고 설명했다. 여성 조사를 마치고 먼저 귀가시킨 뒤 남성들을 귀가시켰다. 경찰 출동도 오전 4시 22분 신고를 받고 4시 26분 현장에 도착한 것으로 나타났다.
경찰 관계자는 "손을 치거나 밀고 당긴 행위가 폭행에 해당하는지 판단하려면 행위가 소극적이었는지, 적극적이었는지, 방어행위였는지 등을 종합적으로 봐야 한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상해 혐의 적용 여부는 입원을 하고 상처 입은 부위가 있는지 등 인과관계를 확인한 후 검토해야한다"고 설명했다.
경찰은 조만간 양측을 불러 조사하면서 각자 촬영했다는 동영상도 제출받아 내용을 확인할 계획이다.
아울러 최초로 여성 2명과 말다툼을 한 남녀 커플과 연락을 시도 중이며, 여성이 치료를 받은 병원의 진료기록도 살펴볼 예정이다.
지난 13일 오전 4시께 서울 동작구 지하철 7호선 이수역 인근 한 주점에서 A(21) 씨 등 남성 일행 3명과 B(23) 씨 등 여성 일행 2명이 서로 폭행한 혐의로 경찰에 불구속 입건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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