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퍼노바 위치 허브망원경 이전 자료 뒤져 확인…2개 연구팀 결론 일치
(서울=연합뉴스) 엄남석 기자 = 진화의 마지막 단계에 이른 별이 순간적으로 엄청난 에너지를 방출하며 폭발했다가 사라지는 이른바 '슈퍼노바(supernova·초신성)'는 형태가 다양하다. 천문학자들의 노력으로 어떤 별이 초신성이 되는지 대부분 규명됐지만 유독 Ⅰc형은 수십년에 걸친 노력에도 슈퍼노바로 폭발하기 전의 원형 별이 밝혀지지 않았다. 이 때문에 Ⅰc형 슈퍼노바의 원형 별을 규명하는 것은 '천문학계의 성배(聖杯)'를 찾는 것처럼 여겨지기도 한다.
최근 미국 대학 천문학 연구팀 두 곳이 지난해 관측된 Ⅰc형 슈퍼노바인 'SN2017ein'에 대한 각각의 연구를 통해 같은 원형 별 후보를 찾아내 국제학술지에 발표함으로써 슈퍼노바의 찾지 못한 고리를 완성하는데 바짝 다가서게 됐다.
캘리포니아공과대학(캘텍)의 천문학자 슈일러 반 다이크 박사가 이끄는 연구팀은 약 6천500만 광년 떨어진 곳에 있는 나선형 은하인 NGC3938의 중심부에서 Ⅰc형 슈퍼노바가 관측된 뒤 미국항공우주국(NASA)의 허블우주망원경이 2007년에 관측한 자료와 최신자료를 비교해 원형별 후보를 찾아냈다.
샌타크루즈 캘리포니아주립대(UCSC)의 찰스 킬패트릭 박사가 이끄는 또다른 연구팀도 하와이 켁천문대의 망원경을 통해 적외선 이미지로 SN2017ein을 관측한 뒤 허블우주망원경 자료를 뒤져 원형 별 후보를 특정했다.
킬패트릭 박사는 "Ⅰc형 슈퍼노바는 많이 관측됐지만 허블을 통해 의문을 풀기에는 너무 멀리 있었다"면서 "이번 슈퍼노바는 상대적으로 가까이에서 5~10배나 밝게 진행된 것이 우리에게는 행운이었다"라고 했다.
반 다이크 연구팀은 '천체물리학저널(The Astrophysical Journal)' 6월호에, 킬패트릭 연구팀은 '영국 왕립천문학회 월보(MNRAS)' 10월호에 각각 연구결과를 게재했다.
허블 관측 자료에 나타난 SN2017ein의 원형 별 후보는 푸른 빛을 내고 초고온 상태였다.
두 연구팀은 두 가지 가능성을 제시했다. 원형 별이 태양 질량의 45~55배에 달하는 대형 별이거나 아니면 대형 쌍성계의 별일 수 있다는 것이다.
쌍성계일 경우 한 쪽 별은 질량이 태양의 60~80배, 다른 쪽은 48배 정도로 서로 돌며 상호작용을 하다 질량이 큰 쪽이 수소와 헬륨층을 동반 별에 뺏기면서 슈퍼노바로 폭발한다는 것이다.
Ⅰc형 슈퍼노바의 원형 별이 대형 쌍성계일 가능성은 현재 모델에서는 예측되지 않은 것이라 의외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반 다이크 박사는 "Ⅰc형 슈퍼노바는 큰 별에서 이뤄지는 것이기는 하나 이처럼 큰 질량을 가진 별에서, 특히 쌍성계의 별이 원형 별일 수 있다는 것을 보고 놀랐다"고 했다.
슈퍼노바 중 Ⅰa형은 백색왜성의 쌍성계에서 발생하고, Ⅱ형과 Ⅰb, Ⅰc형 슈퍼노바는 대형 별이 폭발해 중성자별이나 블랙홀을 형성할 때 나타난다. Ⅱ형과 Ⅰb, Ⅰc형은 별이 폭발하기 전 외곽 물질을 잃는지에 따라 구분되며, Ⅰb와 Ⅰc형은 화학성분에서 차이가 있다. Ⅰc형 슈퍼노바는 대형 별 폭발의 21%가량을 차지하고 있다.
반 다이크 박사는 "천문학자들이 지난 20년간 Ⅰc형 슈퍼노바의 원형 별을 찾으려는 노력을 펴왔다"면서 "슈퍼노바는 우리를 구성하고 있는 모든 화학성분을 만들었기 때문에 슈퍼노바가 없었다면 인류는 존재하지 못했을 것"이라고 했다.
두 연구팀은 원형 별 후보가 실제 슈퍼노바로 폭발했는지는 슈퍼노바 현상이 잦아들어 주변을 관측할 수 있을 때까지 2년 정도 더 기다려야 한다는 신중한 입장을 나타냈다.
지난 2007년 허블 관측 자료에 있던 원형 별 후보가 2년 뒤 관측에서 분명하게 사라져 있다면 원형 별로 확정할 수 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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